100세 넘은 의사 267명… 의사 정년은 몇 살?

  • 입력 2009년 10월 12일 02시 57분


“외과의사는 65세까지” 판례
70세이상 활동 1000명 넘어

부산에서 B의원을 운영하는 95세 의사 H 씨는 거동이 불편해 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자신의 면허로 건강보험급여를 2억 원가량 청구했다. 도대체 의사 정년은 몇 살까지일까.

보건복지가족부가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100세 이상 의사면허 소지자는 26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70세 이상 의사면허 소지자는 5904명이며 이 중 직·간접적으로 진료활동에 참여하는 의사는 1000명을 넘었다. 현재 면허가 살아있는 의사 가운데 1900년도 출생자(110세)도 12명이나 됐다.

의사에게 정해진 정년은 없지만 과거 판례를 보면 의사가 일할 수 있는 기간을 65세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1987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전공의 1년차 군의관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의료종사 상황에 비추어 보면 외과의사는 65세까지 의료업에 종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치과의사는 이보다 긴 67세로 인정한 판례가 있다.

의사면허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110세 이상 면허소지자 12명은 살아 있지도 않은 사람인데 의사면허가 말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사들은 보수(補修)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약사 같은 보건의료인은 연간 4∼8시간의 자질 향상을 위한 재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보건의료인 보수교육 대상자 33만2901명 가운데 5만526명(15%)이 보수교육을 받지 않아 국민건강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 의사의 경우 9379명(전체 대상자의 12.3%), 한의사는 3085명(22.2%)이 보수교육을 받지 않았다.

이 의원은 “신종 인플루엔자 사례에서 보듯 보건의료인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으며 그에 걸맞은 보수교육이 선행돼야 국민건강권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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