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4강 진출은 전 국민을 ‘붉은악마’로 변신시켰고, 한마음으로 함성을 지르게 했다.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06년 월드컵. 모두 4년 전의 열기를 기대하며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응원은 그 자체가 패션의 물결이다. 그런 곳에서 붉은색 티셔츠만 준비한다면 평범하다.
축구공 등 장식을 더해 티셔츠를 리폼하거나 밴드형 팔찌와 두건 같은 액세서리로 자신만의
패션 감성을 드러내 보자. 직장인도 붉은색 티셔츠에 색다른 센스를 더해 퇴근 후 응원룩을 연출할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가 월드컵 응원 패션을 가이드한다.》
○ 몸에 꼭 맞는 티셔츠를 입어라.
붉은색 티셔츠에 맞춰 입을 하의로는 진 소재가 좋다. 여성은 청 미니스커트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응원 열기에 휩싸이다보면 자꾸 말려 올라가 남성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는 미니스커트보다 핫팬츠를 매치해 활동성을 더해 주는 게 좋다.
헐렁한 사이즈의 티셔츠는 금물. 몸에 꼭 맞아 라인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 이 원칙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 티셔츠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사이즈가 헐렁하면 남의 것을 빌려 입은 듯하다. 타이트한 티셔츠를 입기가 답답한 남성은 민소매를 입어 팔 근육을 살짝 드러내면 활동적이고 강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여성은 홀터 넥(목 뒤에서 끈을 묶는 스타일)이나 튜브톱(끈이 없는 스타일)처럼 노출을 가미한 아이템을 활용해도 좋다.
붉은 티셔츠를 리폼하는 경우도 흔한데, 소매를 제거하고 허리 라인을 묶는 기본 리폼 외에 큐빅이나 비즈 장식, 프린팅을 더해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어 입으면 센스가 돋보인다. 약간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 ‘세상에 하나뿐인 티셔츠’를 입는 재미도 쏠쏠하다.
좋아하는 선수의 등번호나 이니셜에 자신의 이니셜을 더하든지, 축구공 등 축구를 상징하는 모티브와 태극 마크로 장식을 더하면 더욱 멋스럽다.
액세서리도 중요하다. 거리응원에서는 선글라스나 선캡, 반다나(두건)와 같은 아이템을 활용하는 게 좋다. 응원용 수건은 꼭 챙겨야 하는데, 땀을 닦아 주는 동시에 목에 살짝 걸쳐 주는 것만으로도 스포티한 멋을 불러온다. 액세서리의 소재는 금속보다 고무나 천이 좋다. 액세서리용 호루라기나 밴드형 팔찌로도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같은 티셔츠를 입고 싶으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닮은꼴로 연출해 그라운드에서 뛰는 ‘12번째 선수’가 된 것 같은 설정을 더하든지 아니면 화이트 팬츠를 매치해 간결하면서도 극적인 대비 효과를 노리는 게 좋다.
○ 지나친 노출은 오, 노!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붉은색 일색은 괜찮다. 그러나 눈에 띄겠다며 붉은색 티셔츠에 노랑, 연두, 파랑 등을 배합하는 패션은 산만하기 그지없다. 여성의 경우 노출의 수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너무 짧은 탱크톱이나 브래지어톱 등 과도한 노출은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한다.
○ 직장인은 ‘레드 포인트’ 활용
경기 당일 직장인들이 붉은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할 순 없는 노릇. 그렇다고 정장 차림으로 가면 응원의 흥도 나지 않는다.
이럴 땐 붉은 티셔츠보다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오피스룩’을 연출하면 좋다. 남성의 경우 화이트 셔츠 위에 붉은색의 얇고 시원한 브이넥 니트를 덧입으면 된다. 이때는 캐주얼 느낌이 가미된 세미 정장 슈트가 더 어울린다. 재킷을 벗은 뒤 소매를 살짝 걷어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응원룩을 연출할 수 있다.
여성들은 출근 복장에 붉은색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방법이 좋다. 귀고리 시계 구두 헤어 액세서리 등 작은 소품을 빨강으로 통일하는 게 센스를 돋보이게 한다. 빨강에 가장 멋스럽게 매치되는 색은 하양이다. 하양은 빨강의 강렬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준다. 하얀 셔츠에 기본 팬츠를 입고 빨간 벨트와 구두, 시계로 포인트를 준다면 응원 준비는 끝.
글=정윤기 스타일리스트 intrend@yahoo.co.kr
사진=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대∼한 민 국 ‘장외 월드컵’ 응원전도 후끈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면서 여러 단체의 응원 준비도 한창이다. 이번에는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www.reddevil.or.kr) 외에도 다양한 단체가 응원을 펼친다.
붉은 악마는 목소리와 손뼉 북을 이용해 박자를 맞추는 응원을 기본으로 한다. 골을 넣었을 때, 한국팀이 역습할 때 등 상황에 따른 응원 동작은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독일 원정단 400명은 카드 섹션 대신 대형 천에 문구를 새겨 펼쳐 보이는 ‘통천 응원’을 하며 머플러 돌리기나 손으로 말아 만든 휴지 폭탄 던지기도 보여 준다.
서울광장 응원을 주도하는 SK텔레콤은 경기 당일 초저녁부터 가수들이 출연하는 사전행사 뒤 응원전을 펼치며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가 쓰여 있는 붉은 티셔츠를 나눠준다. 응원가는 알려진 대로 ‘애국가’ 록 버전. SK텔레콤 측은 “광장을 모든 시민과 단체에 개방하며 광고판을 설치하지 않는 ‘노 브랜드’ 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 캐릭터를 상징으로 하는 ‘아리랑 응원단(letsarirang.or.kr)’은 30대 중반 이상의 직장인이 중심이다. 12일부터 토요일마다 월드컵 응원 교실을 운영해 응원 동작과 노래를 교육하고 있다. ‘독일 월드컵 승리를 위한 아리랑 전사 100만 양병 운동’을 벌이면서 응원용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붉은 닭’(www.redchickens.org)은 닭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응원단답게 닭이 그려진 티셔츠나 네온사인처럼 불이 들어오는 티셔츠를 입으며 닭 날개, 닭 머리 모자를 이용해 코믹 분위기의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두호 단장은 “‘조국찬가’의 록 버전을 응원가로 쓰고 있으며 닭걸음과 꼭짓점 댄스를 접목한 ‘치킨 댄스’를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족 응원단 붉은 호랑이’는 독일 교민들의 응원단.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배를 띄우고 응원한다. 이들은 한반도 모양에 붉은 호랑이가 겹쳐진 문양의 티셔츠를 입는다. 회원 수가 72만 명이 넘는 다음카페 ‘아이러브사커’(cafe.daum.net/WorldcupLove)는 온라인 응원에 주력한다. 홈페이지에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응원릴레이를 진행하며 월드컵 정보를 나누는 게시판을 운영한다. 직원들의 단체 응원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있다. 패션업체 ‘오브제’ 직원들은 서울 강동구 성내동 본사 1층에 있는 카페 ‘125’에서 회사 브랜드 ‘오즈세컨’의 4가지 디자인 월드컵 티셔츠를 입고 응원한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6월 13일부터 24일간 낮 12시와 오후 8시가 되면 로비 라운지에서 직원들이 꼭짓점 댄스 응원을 펼친다.
누리꾼들 사이에 ‘남자 이효리’로 유명한 인터넷 댄스 스타 정현민 씨는 야후 코리아가 주최한 월드컵 스타 프로젝트에 1등으로 선발돼 독일로 간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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