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디자인 공모전’ 열기…국내외 행사 봇물

  • 입력 200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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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2관요? 아, 밤낮없이 시끄러운 거기요?”

27일 방학을 맞아 조용한 충남 천안시 병천면 한국기술교육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이 알려준 ‘거기’는 디자인공학과가 위치한 건물이었다.

이 건물 강의실에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디자인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모두들 눈빛이 살아 있고 자신감이 넘쳤다.

이 대학 디자인공학과는 지난해 처음으로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가 주최한 디자인 공모전에 9개 팀이 응모해 1차에 6개팀, 2차에 2개팀이 통과한데 이어 최종 심사에서 3위 입상작을 배출하면서 유명해졌다.

현재 대학원 1학년인 김종현(25) 씨와 학부 4학년인 박상훈(25) 씨는 ‘2020년 가전제품’을 콘셉트로 한 이 대회에서 ‘참숯과 적외선을 활용한 가정용 신발 위생기’를 출품해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3위에 입상했다.

이를 계기로 학생들은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강의실 벽에 각종 국제 디자인 공모전 일정을 붙여 놓고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강의실에서 만난 3학년 박현민(24) 씨는 “올해 스웨덴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지난해 수상자 선배들에게서 영어 발표방법 노하우 등 세밀한 부분까지 비법을 전수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종합생활용품업체 ‘무지’가 주관하는 디자인 공모전에 출전하는 3학년 김아름(21·여) 씨도 디자인 아이디어에 대해 조언을 받기 위해 담당 교수 연구실을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 외에도 최근 대학가에는 디자인 공모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마감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디자인 공모전에는 국내 대학생이 500여 명이나 응모했다. 엡손저팬이 주최하는 디자인 경영대회에도 수백 명의 국내 대학생이 몰리고 있다고 주최 측이 전했다.

대학생들이 이처럼 국내 디자인 대회보다 국제 공모전에 몰리는 이유는 국내 대회와는 달리 수상작의 지적재산권을 응모자가 갖기 때문. 따라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면 제조업체와 제휴해 제품을 생산할 기회까지 노려볼 수 있다.

소니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대회 규모와 상금을 늘리고 입상자를 특별 채용하는 등 혜택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 대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자 최근엔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경계의 움직임도 생기기 시작했다.

일렉트로룩스는 지난해 공모전에서 1∼3위를 아시아 국가 대학생이 휩쓸자 올해부터는 국가별 예선을 거치고 수상작에도 지역별 할당을 두기로 했다.

문무경 한국기술교육대학 디자인공학과장은 “어학연수 등으로 외국문화와 어학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국제대회 참가가 잦아지고 있다”며 하고 “이들의 참여는 한국 디자인 잠재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대상 디자인 공모전
대회/주최사공모 내용접수 마감
노트디자인전/모닝글로리―노트제품 디자인7월 28일
디자인젯 스킨 콘테스트/HP―HP프린터 표면 디자인7월 31일
미래가전 디자인 공모전/일렉트로룩스―2016년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가전8월 18일
드리머스챔피언십/소니코리아―디자인: 소니 가전제품 광고8월 24일
아시아컬러이미징콘테스트/엡손―사진, 디지털디자인, 타이포그래피8월 25일
사브 디자인 공모전/GM코리아―그래픽 부문: 사브 브랜드 및 자동차 광고
―제품 부문: 사브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일상 소품
8월 21∼28일
‘隅’(스미·모퉁이)/무지―구석, 모서리, 모퉁이 등에 적합한 제품 디자인8월 31일
피아트 500 디자인전/피아트피아트 500에 적합한 차량용 액세서리, 가구 등 생활용품, 주차장 등 공간 디자인9월 5일
2007년 1월 31일브라운프라이즈2007/브라운―생활용품 디자인

천안=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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