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씨를 두고 주말 내내 이불 속에서 뒹굴어서야 되겠는가. 겨우내 가족들의 원망을 들어야 할지 모른다. 시간은 빨리 흐르는 법. 눈부신 가을이 지나기 전에 야외로 눈을 돌려 보자.
산에 오르든, 필드에 나가 ‘나이스 샷’을 외치든 멋진 가을날의 추억이 될 수 있다. 기능성 액세서리와 멋스러운 패션을 갖추면 가을 레포츠가 한층 즐거워진다.
○ 트레킹과 달리기에 적합한 패션
‘목적지가 없는 도보 여행 또는 산, 들, 바람을 따라 떠나는 사색 여행.’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백과사전에서 ‘트레킹’을 찾아봤다니 이런 설명이 나왔다. 트레킹만큼 가을과 어울리는 레포츠가 또 있을까.
트레킹은 원래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달구지를 타고 정처 없이 다닌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대개 등산과 러닝을 포함한 개념으로 통한다. 산을 가볍게 뛰거나 걷는 레포츠로 보면 된다.
산을 뛰어야 하기 때문에 신발은 트레킹용 운동화를 선택하는 게 좋다. 트레킹용 운동화는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달려도 발이 다치지 않도록 설계됐다. 스포츠용품 전문업체 뉴발란스는 운동화 안쪽에 쿠션이 들어 있는 ‘트레일 러닝화 782’를 내놓았다. 불균형한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생기는 발의 뒤틀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밑창에 지지대가 붙어 있다. 발끝 부분도 딱딱한 고무로 돼 있어 신발 속에서 발이 밀리지 않게 했다.
달리기는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건강 유산소 운동. 날씨 좋은 가을날 야외에서 달리면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달리기를 할 때는 싱글렛(소매 없는 러닝셔츠)을 잘 골라야 한다. 땀을 빨리 흡수하고 빨리 마르며 가벼워야 가뿐히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선한 바람 속을 달릴 때는 몸에 살짝 붙는 재킷도 필수. 헐렁한 박스형보다 날씬한 재킷이 활동성이 뛰어나고 맵시도 좋아 보인다.
양말은 땀을 빨리 흡수하고 빨리 마르는 화학섬유 제품이 좋다. 면양말은 땀이 잘 마르지 않아 발이 부르틀 수 있다.
동네 달리기에서 마라톤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자외선과 바람을 막아 주는 스포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헐겁지 않으면서도 광대뼈에 너무 붙지 않는 제품이 좋다. 눈이 나쁜 사람들은 렌즈 면을 정밀하게 파낸 후 시력보정용 렌즈를 삽입하면 된다. 국내 안경업체 아이닥이 20만∼40만 원 선에서 시력보정용 스포츠글라스를 판매하고 있다.
○ 나이스 샷, 나이스 패션
올가을 패션 트렌드의 키워드는 세련된 황제와 여왕.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될 수 없다면 패션이라도 황제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엘로드의 김진효 디자인 실장은 “절제된 라인과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중요하다”면서 “블랙, 퍼플, 블루, 골드 등이 유행색”이라고 말했다.
엘로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페이즐리(추상적인 곡선 도안을 특징으로 하는 직물)를 메인 소재로 삼았다. 잭니콜라우스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꽃과 문장을 중심으로 어두운 색 계열의 의상 등을 내놓았다.
올가을 패션의 또 다른 유행 키워드인 ‘브리티시’도 골프웨어에 접목되고 있다.
닥스골프 이종미 디자인실장은 “아가일(다이아몬드 모양이 이어진 체크무늬)이나 영국식 체크무늬가 셔츠, 카디건, 스웨터 등에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스포티한 기능성 소재 외에 벨벳, 트위드, 메탈 등 트렌디한 소재를 활용한 것도 올가을 골프웨어의 특징. 따뜻하면서 가벼운 패딩 재킷, 캐시미어 혼방 스웨터도 인기다.
따사로운 가을 햇볕 때문에 눈이 피로하다면 골프용 선글라스를 챙겨 놓자. 선글라스는 스타일을 세련되게 만들어 준다. 최근에는 잔디의 반사광을 제거해 주는 편광렌즈가 인기. 색상은 회색이나 갈색, 농도는 75∼80%가 적당하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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