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을 차려 입고 청계천 나들이에 나선 미현이(3·여·사진)가 활짝 웃었다.
손바닥만 한 핸드백을 만지작거리다 어른처럼 어깨에 메는 시늉을 했다.
사진을 찍을 땐 모델이라도 된 양 신이 났다. 아이들은 멋을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른처럼 예쁜 원피스를 입고 싶고, 멋진 모자도 쓰고 싶어 한다.
아직 말을 잘 못하는 아이도 사람들이 예쁘다며 감탄하는 눈빛은 금세 알아챈다.》
계절의 여왕 5월은 일년 중 나들이에 가장 좋은 시기다. 어린이날도 있다. 나들이 계획을 세울 때 사랑하는 자녀의 나들이 패션까지 염두에 둔다면 아이는 훨씬 행복해할 것이다.
○ 성인용 유행이 아이들 옷에도 그대로
아이들의 나들이 패션은 무엇보다 편안해야 한다. 오랜만에 자연과 만난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부드러운 감촉의 면 티셔츠와 편안한 청바지나 면바지가 제격이다. 편안한 소재를 택하되 색깔과 프린트는 봄의 화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화려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컬러풀한 꽃무늬나 귀여운 캐릭터 프린트가 있는 옷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아동복 펌프킨패치의 홍보담당 설수영 차장은 “올봄에는 마린 룩(해군 선원들의 복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패션)의 줄무늬 티셔츠나 색깔의 대비를 강조한 레이어드룩(겹쳐입기)이 인기”라며 “성인용 여성복과 남성복의 유행이 아이들 옷에도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사진모델’이 된 미현이는 핑크색 티셔츠에 리본 허리띠가 달린 청바지를 입었다. 핑크색은 아이의 하얀 피부와 어울릴 뿐 아니라 봄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미현이는 자기와 똑같이 차려 입은 곰인형을 들었다.
미현이의 오빠 박제현(8) 군은 주황색 티셔츠에 브라운 면바지를 입었다. 벌써 햇볕에 그을린 개구쟁이 제현이의 피부색과 잘 맞는다.
○ 레이어드 룩을 잘 입는법
▽긴팔+반팔 티셔츠=긴팔 티셔츠 위에 반팔 티셔츠를 입히면 캐주얼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아이가 덥다고 하면 위의 티셔츠를 벗기면 된다.
▽티셔츠+원피스=티셔츠 위에 원피스나 소매 없는 톱을 매치하면 귀엽다. 스포티하면서도 여성스러워 보이기 때문. 어른들처럼 원피스 아래 레깅스나 접어 입는 데님팬츠 등을 입으면 활동적이면서도 멋져 보인다.
▽티셔츠+조끼=밋밋한 티셔츠라면 화사한 색깔의 조끼를 활용해 보자. 따뜻하고 편안해 보인다.
모자, 선글라스, 가방 등 액세서리는 아이들의 패션을 한층 더 사랑스럽게 해준다. 특히 모자와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기 때문에 챙겨둘 필요가 있다.
모자는 눈과 피부를 보호하면서도 챙이 시야를 가리지 않는 정도가 적당하다. 안감은 땀을 잘 흡수할 수 있는 면으로 돼 있어야 한다. 모자가 거추장스럽다면 두건도 포인트 아이템이 될 수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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