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의 장인들이 빚어낸 첨단 기술의 결정체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닌 시계 브랜드 ‘롤렉스’. 20세기 시계 기술의 역사는 롤렉스의 초침과 함께했다. 크로노미터와 자동 태엽, 캘린더 기능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국내에선 ‘금딱지 시계’로 통하는 예물시계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실제는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스포츠 라인도 많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젊은 시계란 뜻이다. 조만간 국내에 선보일 ‘요트 마스터Ⅱ’ 역시 이에 해당된다. 요트 마스터Ⅱ는 요트를 즐기는 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아이템. 독특한 출발 방식의 요트경기에 맞춰 시간 설정이 가능한 카운트다운 메모리 기능을 지녔다. ‘시계의 심장’ 무브먼트는 시간당 2만8800회 진동하는 정밀함을 자랑한다. ‘까르띠에’ 역시 예물시계의 인상이 강하지만 ‘산토스100’은 다르다. 산토스는 비행사를 위해 최초로 가죽 스트랩을 사용한 항공용 시계다. 사각형 케이스와 둥근 모서리, 형광 시곗바늘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지금도 높이 평가받는다. 100주년 기념 산물인 산토스100은 묵직하고 강건한 당시 모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항공 시계하면 ‘브라이틀링’도 빼놓을 수 없다. 모델도 조종사 면허증을 가진 배우 존 트래볼타를 쓴다. 정확성을 강조하는 파일럿 시계의 대명사다. ‘크로노멧 에볼루션’은 브라이틀링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올해는 예술적 향취가 물씬한 스틸 앤드 로즈 골드 버전을 선보였다. 금으로 제작된 테두리에서는 고성능을 뛰어넘는 우아함이 묻어난다.
‘IWC’의 클래식 라인인 ‘포르투기스 시리즈’는 해상용 시계 라인. 1930년대 시계 상인의 요청에 따라 만들어졌다. 영구 캘린더와 독특한 시스템, 7일 이상의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췄다. 2003년 출시된 ‘뉴 포르투기스 퍼페추어 캘린더’는 4자리 연도 표기에 정교한 삭망월 표시로 더욱 인기다.
○ 진주보다 영롱한, 보석 이상의 가치
1755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바쉐론 콘스탄틴.’ 말테 십자가 로고만으로도 애호가의 탄성을 빚어 내는 시계 중의 시계 브랜드다.
그중 ‘에제리 브레이슬릿’ 컬렉션은 말 그대로 보석팔찌 라인. 볼록한 곡선 라인에 완벽한 비율의 토너형 케이스를 자랑한다. 전체 6.21캐럿에 이르는 1237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모델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만든다.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 모델도 있다.
‘브레게’ 역시 2세기가 넘는 역사를 보유한 최고급 시계의 대명사. 정교함을 상징하는 브랜드지만 ‘레인 드 네이플 8918’은 손목의 실루엣을 타고 흐르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준다. 나폴리 여왕 카롤린 뮤라가 주문했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테두리에만 117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다. 화이트 골드 색상에 기하학적 숫자 배열은 여성의 순수한 부드러움을 떠올리게 한다. 6시 방향에 박힌 페어컷 다이아몬드는 그 절정이다.
‘불가리’는 시계보다는 보석과 실버 제품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 하지만 1970년대에 체계적인 시계 컬렉션을 선보이자마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테두리에 브랜드 로고를 새겨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불가리 불가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1977년 선보인 불가리 와치는 별다른 보석 장식 없이도 보석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제품. 기존의 심플한 다이얼 대신 ‘클루 드 파리 트리트먼트’로 입체적인 다이얼로 탈바꿈했다. 도시풍의 세련된 감각이 산뜻하다.
‘오메가’는 골드와 실버만 고집하던 명품 시계 분야에 컬러의 바람을 몰고 왔다. 파스텔톤 시곗줄과 유색 보석으로 핫 트렌드의 기운을 살렸다. 남성을 위해서는 ‘디올 옴므 블랙 타임’이 보석 이상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다. 디자이너계의 거장 에디 슬리먼의 작품으로 전체적인 블랙 톤이 매력을 발산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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