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의 우연실 디자인 실장은 “속옷이 패션 의류로 부각되면서 기능성뿐만 아니라 화려한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 V 라인 잘 드러나게 브래지어 중심 낮춰
브래지어는 기능적으로는 가슴을 안쪽으로 모아주고 가슴을 깊이 드러내는 디자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비비안의 가을 신상품들은 가슴을 모아주고 V라인을 잘 드러내기 위해 브래지어의 앞 중심을 과감하게 낮췄다.
앞 중심은 컵과 컵을 연결하는 부위로 일반 브래지어는 가슴을 세 등분했을 때 3분의 1 지점에 위치해 무게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이를 5분의 1지점으로 낮춰 가슴 앞부분을 많이 드러내는 디자인이 나왔다. 와이어는 일반 브래지어보다 겨드랑이 가까이로 올려 넓게 가슴을 감싸 앞으로 모아주는 기능을 강화했다.
비너스와 임프레션도 저중심을 강조한 라인을 내놓았다.
트라이엄프는 아예 ‘딥 브이’라고 이름붙인 브래지어를 선보였다. 트라이엄프 상품기획팀 신성아 부장은 “겉옷의 깊은 노출이 계절과 관계없이 지속되면서 유럽에서도 딥 브이 브래지어가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어깨 끈이 화려해진 것도 특징이다. 어깨 끈을 두 줄로 연결하거나 리본, 큐빅을 붙이는 등 장식을 넣기도 한다.
엠코르셋의 조혜선 디자인 실장은 “어깨를 드러내는 가을 의상들이 많아져 ‘보이는 속옷’을 강조하는 흐름이 짙다”며 “여름의 유행이 가을까지 이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 T자형-스트링 팬티도 계속 인기
팬티는 기본형이 가장 많이 팔린다.
하지만 밑위가 짧은 ‘로라이즈 진’이나 하체 라인을 부각시키는 ‘스키니 진’의 인기가 수그러들 줄 모르면서 끈 팬티의 수요도 늘었다. 엉덩이 부분이 T자형으로 된 티백 팬티, 팬티의 옆선을 얇은 끈으로 처리한 스트링 팬티 등이 많이 나온다.
T자형 팬티는 1998년 세계인의 눈을 미국 백악관으로 쏠리게 한 ‘르윈스키 스캔들’ 때부터 대중적 인기를 끌기 시작한 아이템이다. 그녀가 클린턴 앞에서 은밀히 선보인 팬티라는 얘기가 나오자 ‘빅토리아스 시크릿’ 등 고가 브랜드뿐 아니라 저가 브랜드들도 앞 다퉈 T자형 팬티를 다양하게 내놓았으며 2000년대 들어서도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는 앞도 최소한만 가린 T자형이 인기지만 올가을 한국에 나온 T자형은 앞에서 보면 보통의 삼각팬티거나 아예 사각팬티처럼 보이는 스타일이 많다. 스트링 팬티는 옆선을 얇은 끈으로 처리해 다리 선을 깊게 드러내는 디자인. 끈 대신 프릴이나 러플 등 레이스로 화려하게 디자인한 제품도 있다.
○ 아라베스크 문양 정교한 자수 넣기도
겉옷이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단순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풍긴다면 속옷은 레이스가 달리고 색상을 많이 사용해 화려한 경향을 띤다.
비너스의 최선경 마스터 디자이너는 “빨간색 계통의 색상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채도와 명도는 낮춘 색이 많다”고 말했다.
캘빈클라인은 아라베스크 문양의 정교한 자수를 넣어 고급스러우면서 화려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금빛, 은빛으로 번쩍이는 ‘퓨처리즘’의 영향을 받아 번쩍이는 소재를 활용한 속옷도 많다. 엠코르셋에서는 검은색이라도 ‘펄 블랙’으로 처리한 제품을 선보였다.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속옷을 입음으로써 자기만족을 얻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 패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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