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전문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사진) 씨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펴낸 에세이집 내용의 일부가 표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장 씨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북하우스’는 11일 “일주일 전 ‘장광효, 세상에…’의 일부분이 2004년 패션칼럼니스트 심우찬 씨가 쓴 ‘파리여자 서울여자’(시공사)를 표절했다는 해당 출판사의 제보를 받았으며, 장 씨가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시공사가 주장하는 표절 부분은 ‘패션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비롯한 2꼭지 6페이지다.
시공사 이동은 편집부장은 “조사나 접속사, 동의어를 바꾼 수준이 아니라 문단 전체 내용의 90%가 거의 똑같아 당황스러웠다”며 “이미 출간된 서적은 전량 수거해 폐기하고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해 재출간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장 씨의 패션브랜드 ‘카루소’의 박성목 실장은 “평소 장 선생님이 심 씨의 책을 좋아해 자주 읽다 보니 자신이 공감 가는 부분을 그냥 쓴 것 같다”며 “평소 두 분이 잘 아는 관계라 원만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 씨는 “사과를 해서 용서를 한 것일 뿐 원만히 합의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출판사에 맡겨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책은 초판 3000부가 다 팔렸고 현재 2쇄 3000부를 다시 찍은 상태다.
박 실장은 “표절 부분은 새로 써서 인쇄 중”이라며 “이전 책을 구입한 독자들에게는 개정판으로 교환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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