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도전’이죠. 2년 전 한국 백화점 시장조사를 했는데, 매장 내 옷들이 하나같이 똑같더라고요. ‘내가 하면 잘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연히 3개월 전 LG패션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죠.”
여성복 디자이너 정보연(34·사진) 씨는 얼마 전까지 미국 캐주얼 브랜드 ‘토미 힐피거’의 여성복 수석 디자이너였지만 이달 3일 만나서 받은 그의 명함에는 ‘LG패션 해지스 레이디스 디자인 실장’이라는 직함이 적혀 있었다.
‘신원’의 여성 브랜드 ‘I.N.V.U’ 디자이너 출신인 정 실장은 2000년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브랜드 ‘DKNY 진(Jeans)’ 선임 디자이너, 2006년 토미 힐피거 여성복 수석 디자이너로 활약했다. 이후 8년여 동안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일하던 그가 국내 패션계로 돌아온 셈이다. 해외에 진출했다 ‘U턴’한 것은 국내 패션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정 실장은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 계기가 됐다”며 “연봉은 많이 줄었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디자인 철학은 ‘내일 바로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인의 감성을 강조하기보다 세계인의 공통 감성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매일 팀원들에게 ‘개인기’를 강요하죠. 일 못해도 좋아요. 다만 즐겁지 않으면 좋은 옷이 나올 수 없어요. 이것이 제가 뉴욕에서 배워온, 저만의 ‘히든카드’죠.”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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