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워도 편하면 된다는 생각은 그만
노랑 주황… 원색이 산을 물들입니다
출근할 때 입어도 전혀 손색 없어요
콩 대나무 숯으로 만든 등산복은요
환경에도 몸에도 좋아 일석이조예요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이 만발하고 나무에서 연둣빛 새잎이 돋아나는 요즘, 눈은 즐겁지만 겨우내 움츠렸던 몸은 근질근질하다. 주말에 봄나들이 갈 계획을 짜고 있다면 운동도 할 겸 가까운 산에 올라 찌뿌듯한 몸을 깨워보는 건 어떨까.
○ 화려해진 등산복… 일상복으로도 그만
산에 가면 화려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갖춘 등산복을 뽐내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의 등산복이 어두운 색 위주의 남성용 일색이었다면 지금은 알록달록한 색으로 여성과 아이들의 눈까지 사로잡고 있다.
라푸마 강석권 디자인실장은 “올봄에는 분홍, 노랑, 초록, 오렌지 등 화려한 색을 바탕으로 꽃무늬나 추상적인 패턴을 넣은 등산복이 대세”라고 말했다.
편안한 활동성을 위해 등산복을 약간 크게 입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들어 자연스럽게 몸매가 드러나는 등산복이 나오고 있다. 몸에 꽉 달라붙지 않으면서도 실루엣을 살려 날씬해 보이고 싶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산에 갈 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등산복도 인기다.
코오롱스포츠는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아리크 레비가 디자인한 도심용 아웃도어 ‘트랜지션 라인’을 판다. 와이셔츠나 캐주얼 바지처럼 디자인돼 회사에 입고 가기 좋다.
라푸마는 아침과 저녁이 쌀쌀한 봄 날씨에 입기 유용하도록 트렌치코트형 등산복 재킷을 내놨다.
○ 친환경-가벼운 소재 속속 나와
등산복은 자연을 벗 삼는 옷인 만큼 요즘엔 친환경 소재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정행아 디자인실장은 “콩, 대나무, 숯 등 천연 소재뿐 아니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등산복이 나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도록 재활용 페트병을 녹여 뽑은 원사로 만든 배낭과 티셔츠를 선보였다. K2는 코코넛껍질과 대나무에서 추출한 섬유로 만든 등산복을 내놨다. 코코넛껍질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습기를 흡수하며 대나무는 항균과 정전기 방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등산복에 쓰이는 대표적 기능성 소재인 고어텍스는 방수 효과를 내면서도 땀은 미세한 공기구멍을 통해 배출한다. 고어텍스도 성능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비를 맞아가며 험한 등산을 할 게 아니라면 굳이 30만∼60만 원대에 이르는 고어텍스 재킷을 입을 필요는 없다. 고어텍스 소재의 절반 가격인 윈드스토퍼는 땀과 열을 몸 밖으로 배출하면서도 바람을 막는 기능이 뛰어나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배낭에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재킷도 있다. 라푸마는 ‘제로쉘’과 ‘고어텍스 팩라이트’ 등 초경량 소재를 사용한 재킷을 내놨고 코오롱스포츠는 ‘퍼텍스 퀀텀’ 소재로 무게가 70g밖에 안 되는 재킷을 선보였다.
블랙야크와 라푸마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기능성 소재의 등산복을 내놨다.
○ 산행 종류 고려해 등산화 선택
산에 갈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등산화다. 우리나라의 산악 지형은 바위가 많아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운동화보다는 등산화를 갖춰 신는 게 좋다.
가벼운 근교 산행이라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가볍고 목이 없는 등산화가 알맞다. 하룻밤을 넘기는 10∼20km의 중거리 산행을 할 땐 목이 있는 등산화로 발목을 잡아주는 게 좋다. 바닥에 쿠션이 있으면 피로감이 덜하다. 2박 3일 이상 걸리는 장거리 산행에서는 웬만큼 중량감이 있고 발목이 높이 올라온 등산화가 적합하다. 날씨 변화에 대비해 방수 기능이 있는 게 좋고 쾌적한 산행을 위해 통기성도 염두에 둔다.
최근에는 가벼운 등산화가 인기지만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무게가 적당히 나가는 등산화를 고르는 게 안전하다.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 차장은 “예전에는 발사이즈보다 한 치수 큰 등산화를 신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나오는 등산화는 모두 내피(內皮)가 있기 때문에 발 사이즈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