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눈에 명품보석이 반짝, EYE 좋아라…까르띠에 소장품전

  • 입력 2008년 5월 22일 08시 28분


근대의 신화로서 보석의 역사를 만든 까르띠에 소장품전이 7월13일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린다.

까르띠에는 근·현대 유럽 공예의 한 장르를 고스란히 기록한 이름이자 현대 럭셔리 산업의 원형을 보여주는 이름이다. 한국에서 까르띠에는 ‘혼수 시계’의 대명사처럼 쓰이지만, 근대 보석 공예의 역사에서 까르띠에 만큼 다양하고 화려한 스토리를 만들어낸 브랜드도 없다.

보석공방에서 일하던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가 1847년 자신의 이름을 딴 부티크를 연 이후, 유럽의 ‘벨에포크’(아름다운 시대라는 뜻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평화와 풍요가 넘치던 시절)는 까르띠에의 성장에 꼭 알맞은 경제력과 탐미주의적 취향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까르띠에는 1939년까지 무려 15개의 황실 보석 공식 공급자 인증서를 받았고, 미국의 신흥 부호와 할리우드의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 까르띠에의 보석이 소수의 특별한 취향과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일 것이다. 까르띠에는 94.8캐럿의 ‘동방의 별’에서부터 영화배우 리차드 버튼이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선물한 69.42캐럿의 ‘버튼-테일러 다이아몬드’까지 전 세계에서 수집한 기념비적 보석(원석)들을 아름답게 가공해 영원한 생명을 부여했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까르띠에가 이러한 보석을 소유하는 현명한 방법(현대 공예의 유산으로서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다는 점이다. 까르띠에 소장품전은 이 같은 그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전시다.

한국전에서는 영국과 인도 왕실의 주문에 의해 제작된 찬란한 공예품 267점과 드로잉 76점, 사진, 포스터 등이 전시된다. 칸영화제에 헌정된 유명한 황금가지 등 일부 소장품은 한국전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02-2022-0615

표범 프로치

1949년 까르띠에 파리에서 제작. 이 팬더 브로치는 까르띠에가 윈저 공작 부인을 위해 제작한 3차원 입체 모델 중 두 번째다. 첫 번째 작품에선 팬더가 에메랄드 위에 올라탄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두 작품 모두 윈저 공작 부인에게 판매됐다. 세기의 로맨스의 주인공이기도 한 공작 부인은 1930년대 후반부터 까르띠에의 열렬한 팬이었다.

인도 스타일 목걸이

1932년 까르띠에 런던.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작품이다. 쿠션 모양으로 폴리싱 처리된 143.23캐럿 에메랄드와 라운드 올드 로즈컷 다이아몬드로 돼있다. 에메랄드는 당시 루비와 함께 가장 선호도가 높은 유색 보석으로 가격도 비쌌다. 미국의 기업가이자 자선가였던 오그덴 밀스의 딸 그라나드 부인의 특별 주문으로 제작됐다. 그라나드 부인은 까르띠에 런던의 단골 클라이언트로 티아라를 좋아해 1922∼1937년 사이에 3점의 티아라를 주문하기도 했다.

의식용 목걸이

1928년 까르띠에 파리. 파티알라의 마하라자(산스크리트어로 대왕이란 뜻) 부핀다르 싱의 요청으로 제작한 것. 백금으로 된 5줄의 체인 중앙에는 234.65캐럿의 쿠션 컷으로 커팅 된 옐로 다이아몬드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다이아몬드는 188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439.86캐럿의 원석을 커팅한 것이다. 마하라자는 이 보석을 구입해 자신이 가진 희귀한 원석들과 함께 의식용 목걸이에 달도록 카르띠에에 요청했다. 전체적으로 2930개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됐으며 이는 총 1000캐럿에 해당한다.

파우더 케이스

1946년 까르띠에 뉴욕. 영화배우 비비안 리가 소장했다. 외부는 금과 루비로 만들어졌고, 내부는 파우더함과 거울로 구성돼 있다. 커버에는 V,L이라는 머리글자와 1952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악어 목걸이

1975년 까르띠에 파리. 멕시코 출신의 디바이자 남미를 대표하는 팜므 파탈의 전형이었던 마리아 펠릭스에게 판매된 이 작품은 금,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루비로 만들어졌고 분리할 수도 있다. 각각의 악어는 매우 유연해 2개의 브로치로 따로 착용하거나 목걸이로 따로 착용할 수도 있다. 목걸이로 착용할 때는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발톱 없는 발로 교체할 수 있다.

THE WEEKEND 김민경 편집장 holden@donga.com

사진제공=리치몬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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