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백, 손목이 운다… 가방 무게만 2kg

  • 입력 2008년 6월 11일 03시 01분


회사원 신윤지(31·여·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씨는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서 지낸다. 퇴근할 때가 되면 손목이 저리다.

최근 신 씨의 손목을 아프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등장했다. 큰맘 먹고 장만한 가방 때문이다.

요즘 젊은 여성이 많이 들고 다니는 가방은 가죽 소재에 부피가 크고 정교한 금속장식이 달려 있는 스타일로 흔히 ‘빅백(Big Bag)’으로 불린다. ‘모터백’ ‘스탐백’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명품 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가방 브랜드들도 속속 빅백을 출시하고 있다.

빅백의 특징은 무겁다는 것. 두꺼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데다 손잡이 부분에 가죽을 몇 겹으로 둘러서 중량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가방의 멋을 더하는 커다란 체인, 자물쇠, 로고 등 금속 재질 장식까지 더해지면 가방의 무게는 훨씬 무거워진다.

빅백은 기본적인 무게만 2kg 정도 나간다. 백 안에 화장품 파우치, MP3플레이어, 휴대전화, 다이어리 등 필수품을 넣으면 3kg을 훌쩍 넘는다. 2kg 정도 나가는 노트북 컴퓨터보다 훨씬 무거운 셈이다.

전문가들은 “손목 부담을 줄이려면 가방 재질을 선택할 때 그냥 가죽보다 에나멜 처리가 된 게 좋다”고 말한다. 에나멜백은 얇은 가죽에 유약 처리를 해서 표면에 광을 낸 것이다.

가죽 중에서는 염소 가죽이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캔버스백은 천으로 만들어져 백 자체는 가볍지만 축 처지는 성질 때문에 내용물이 더 무거운 느낌이 든다.

또 손잡이 부분이 짧아 들거나 팔목에 걸칠 수밖에 없는 보스턴백보다 어깨에 멜 수 있도록 손잡이가 긴 토트백 스타일이 손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이성호 현대유비스병원 원장은 “어깨에 멜 때는 한쪽으로 메지 말고 ‘X’자 스타일로 엇갈리게 해야 안정감이 있고 무게를 분산시켜 피곤함이 덜하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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