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패션’ 100배 즐기기

  • 입력 2009년 1월 1일 00시 11분


조끼… 미니스커트… 멋쟁이가 돌아왔다

《그동안 ‘패션 감각 부족’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면 ‘센스 있게 옷 입기’를 새해 목표로 잡아보는 건 어떨까.

불황은 이어지겠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는 패션업체들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옷을 많이 준비했다.》

○ 불황이 불러온 ‘멀티 패션’ 바람

패션 전문가들은 경기 한파(寒波)로 한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패션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LG패션은 2002년 이후 판매를 중단했던 남성 정장 조끼를 다시 내놨다. 여성의 치마 길이가 경기 지표로 여겨지듯이 경기가 나쁠 때 남성 조끼가 많이 팔린다는 것이 패션업계의 속설이다. 10만 원 안팎의 부담 없는 가격과 보온효과 때문이다.

저렴한 패딩의 인기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오는 패딩 재킷은 뛰어난 보온효과와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을 갖춰 출퇴근용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다. 봉제 기술도 개선돼 거위털이나 오리털 등 패딩 안에 들어간 충전재가 잘 빠지지 않는다. FnC코오롱 ‘헨리코튼’에서는 안팎을 뒤집어 입을 수 있는 재킷이나 주름이 잘 생기지 않아 아웃도어와 캐주얼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링클프리(wrinkle free) 제품을 선보였다.

신발도 캐주얼, 정장 구분 없이 신을 수 있는 디자인이 대세다. 금강제화에 따르면 남성화는 가죽 광택을 줄이고 밑창을 푹신한 소재로 만든 ‘로퍼’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여성화는 발끝이 보이는 ‘오픈 토(open toe)’ 스타일의 제품이 올봄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 장식은 ‘심플하게’ 색상은 ‘화사하게’

불황에 위축된 마음을 달래주듯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패션은 더 화사해질 것 같다. 검정, 회색 단일 색상이었던 남성 정장은 무채색을 기본 색상으로 파랑, 초록빛이 감도는 제품이 눈길을 끈다.

백화점들도 베이지색이나 살구색처럼 밝은 계열의 의류로 쇼윈도를 가득 채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유행 경향을 분석해 상품 기획을 하는 선진MD팀 박병준 팀장은 “베이지 계열 색상은 무채색 옷과 함께 입어 포인트를 주는 등 여러 의상에 두루두루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의상의 색상이 화려해진 만큼 액세서리는 목걸이와 귀걸이, 반지를 모두 착용하기보다 한 군데에 포인트를 줘야 촌티를 벗을 수 있다. 또 금(金)값이 올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은(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 1980년대 패션이 돌아왔다

‘복고(復古)’도 올해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다. 청바지를 앞세운 데님 소재 옷 상품이 늘어나고 컨버스화와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톱 슈즈’도 진열대에 많이 오를 것으로 패션업체들은 예상했다.

커다란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팝아트 미술 작품의 무늬로 디자인한 원피스나 어깨를 살짝 부풀린 ‘공주풍’ 재킷까지 1980년대 이전의 유행을 재해석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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