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나 턱시도가 화려함을 추구한다면 하객이나 양가 부모님과 눈높이를 같이 할 때 입는 ‘예복’은 신혼의 화사함과 중후함 사이에서 중용을 추구하는 옷이다. 그래서 예복을 고를 때는 주인공인 신혼부부 외에 주변 사람, 상황까지 고려해 선택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 여성 예복 - 화사하거나 우아하거나
올해 여성 예복 트렌드는 여성스럽게 화려하면서도 실용성을 겸비한 옷이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흑백으로만 이뤄진 색상 조화도 여전히 유효한 불패(不敗)의 코디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스텔톤 원색 계열을 찾는 사람도 많다. 파스텔톤 색상에 검정이나 흰색 재킷을 함께 입으면 화사하면서도 단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화사해보이고 싶다면 재킷은 양모(羊毛)를 사용한 ‘트위드 재킷’이 좋다. 길이는 비교적 짧아 허리 바로 아래서 끝나고 허리선은 잘록하게 들어가 날씬해 보이도록 입는 것이 요령. ‘어린 신부’처럼 보이고 싶다면 앞섶을 리본으로 여미거나 귀여운 장식이 들어간 재킷을 선택하면 된다.
치마는 ‘팔랑팔랑’한 느낌이 나는 플레어 스커트나 주름이 잡힌 플리츠 스커트를 무릎을 덮지 않도록 입으면 된다.
우아한 여성 이미지를 풍기려면 반짝이는 느낌의 ‘새틴’ 소재나 울 실크 소재를 사용한 재킷을 입어보자. 색상은 흰색이 깔끔해 보여 가장 무난하지만 분홍색이나 밝은 회색 등도 광택과 잘 어울린다.
치마는 A라인이나 H라인을 입으면 단정함이 완성된다. 장식은 없거나 가로로 스트라이프(줄) 무늬만 조금 들어가는 정도가 좋다. 너무 심심하다고 느껴진다면 밑단을 하늘하늘한 프릴 장식으로 처리한 치마도 좋다.
재킷과 스커트가 별다른 꾸밈없이 ‘심플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안에 받쳐 입는 블라우스는 풍성한 느낌의 시폰 블라우스를 입거나 목이나 단추 부분에 화려한 장식이 들어가는 옷을 입으면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또 몸매에 자신이 없는 신부라면 원피스를 선택하고 허리 부분을 벨트로 마무리하면 된다.
○ 남성 예복 - 격식 갖추되 타이로 포인트를
최고급 수트만 찾던 예전과 달리 최근 남성 예복은 결혼식 외 다른 행사에도 입을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갖춘 옷을 고르는 경향이 뚜렷하다. 문언배 롯데백화점 남성복 상품기획담당은 “남성 예복의 경우 평균 60만∼70만 원대에서 고르면 무난하면서 격식도 갖춘 옷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 예복을 고를 때는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격식 있는 디자인을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고르되 약간 광택이 있는 소재를 사용하거나 허리가 쏙 들어가는 ‘슬림 핏’ 형태의 정장으로 깔끔한 인상을 주면 센스 있는 예복 코디가 된다.
광택감이 있는 소재로는 결이 고운 ‘세번수 울’ 등이 있다. 실크 소재처럼 지나친 광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옷이 ‘빛난다’는 것이 예복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색상은 아직까지는 검정을 중심으로 짙은 감색, 짙은 회색 등이 일반적이다. 다만 올해는 감색 계열을 찾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짙은 갈색 계열도 눈에 많이 띈다.
재킷과 바지로 이루어진 투피스가 주류였던 예전과 달리 조끼까지 갖춘 ‘스리피스’ 예복이 유행하는 것도 최근 경향. 조끼를 입을 때는 몸에 딱 맞는 사이즈를 선택해 헐렁해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복 디자인은 다소 ‘얌전해진’ 대신 넥타이 같은 액세서리는 한껏 화려하게 멋을 부려도 좋다. 노랑, 빨강, 은색 등 다소 튀는 색상의 타이도 과감하게 시도해 보자. 무늬가 있는 타이를 고를 경우 큰 무늬보다는 아주 작은 패턴 무늬가 있는 타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타이 외에도 나비넥타이 같은 보타이를 이용하는 것도 세련되게 꾸미는 방법이다. 다만 보타이는 항상 흰색 셔츠와 함께 입는 것이 정통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자.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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