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男기자 2명 ‘男다른 변신’ 프로젝트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여기 두 남자가 있다.

39세 남자와 29세 남자. 둘 다 애인 없는 미혼이며,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녔다는 소리를 듣는다. 함께 지내보면 참 좋은 남자들이다. 얼굴 생김새도 평균점 이상. 그런데 ‘옥의 티’랄까. 둘은 왠지 나이가 들어 보이고, 여자에게 호감을 얻기에 ‘2%’ 부족해 보인다. 이들은 동아일보 위크엔드팀의 송진흡 기자(39)와 이원주 기자(29)다. 위크엔드팀 내 네 명의 여기자들은 “이대로는 더 방치할 수 없다”며 ‘작전’을 짰다. 작전명은 ‘다비드 프로젝트’. 밥 먹고 신문기사 걱정만 하는 ‘불쌍한’ 동료 남자들을 다비드 조각상처럼 잘 빠진 남자들로 개조하자는 뜻에서다. 처음엔 쑥스럽다며 한사코 고사하던 이들도 마음 한 구석엔 ‘변화하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었는지 결국 이 프로젝트를 승낙했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평범한 남자들도 이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을는지. 두 남자의 변신 스토리를 소개한다.

○ 두 남자의 ‘비포’(Before)

다비드 프로젝트팀은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앞서 두 남자를 면밀히 관찰했다. 두 남자는 170cm대 키에 60kg대 체중으로 다소 왜소한 편. 똥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송 기자는 늘 정장 재킷 사이즈가 커 옷맵시가 벙벙하다는 게 공통된 관찰 결과였다. “‘싱글’의 긴장감이 없어 산뜻한 느낌이 부족하다”, “깔끔하지만 여자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평소 말투는 빠르고 목소리 톤은 높은 편. 그를 개조시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와 플레인 베이글로 여유롭게 모닝 데이트를 즐기는 ‘신사’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기자는 이상하게도 늘 큰 구두를 신고 다녀 동료들로부터 “신발이 보트 같아 신발을 타고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란 우스갯소리를 듣고 있었다. 놀랍도록 긴 다리를 살리지 못하고 보트를 타고 다니다니…. 그의 섬세한 성격에 비하면 스타일은 늘 경직돼 있는 것도 문제였다. 목이 갑갑해보이도록 졸라맨 넥타이에 아저씨 같이 한결같은 쥐색 정장 차림. 누군가는 그에게 “부장님 아니시냐”는 말도 했다는데, 꽃다운 20대에 너무한 것 아니냐고요! 음색은 여리고, 때로는 지나치게 겸손한 어투가 자신감 부족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이 기자는 말한다. “그동안 옷 색상은 무난하게 검은 색이나 짙은 회색을 골라왔고, 좀 밝은 회색 정도면 ‘파격’으로 여겼다. 발이 편하도록 끈 없이 푹신푹신한 소재로 된 통굽의 검정 구두를 신었다.”

○ 30대 후반 남자의 변신기

다비드 프로젝트팀은 제일모직 디자인실에 SOS를 청했다. 로가디스 디자인팀 허영은 씨와 김미숙 씨, 같은 브랜드 상품 기획자인 이재광 씨가 달려왔다.

“헉!” 송 기자의 출생 년도를 알게 된 디자이너들은 탄식했다. “옷을 이렇게 입으면 실제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죠.” 이 때 송 기자는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몸 사이즈보다 두 단계 더 큰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이 씨는 “많은 남성들이 체형에 자신이 없을 때 품이 넉넉한 옷으로 가리려 하지만 오히려 헐렁한 느낌만 주게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다소 피부가 검은데도 어두운 회색 정장을 입은 것, 바지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은 것도 NG! 짙은 회색에 같은 색 물방울 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도 문제였다. 남성에게 있어 거의 유일한 액세서리인 넥타이는 과감한 색상이나 무늬를 택하거나, 아니면 아예 무늬가 없는 ‘솔리드’ 디자인을 골라 점잖은 느낌을 확실히 강조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었다.

○ 이 기자

끈없는 큰 신발에 반팔 와이셔츠

버클 있는 갈색 구두+파란 조끼

○ 송 기자

헐렁한 회색정장 유니폼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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