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喪者(유상자)는 부모나 친족이 殞命(운명)해서 服喪(복상)의 禮를 취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전의 喪主(상주)는 슬픔 때문에 먹을 것을 삼킬 수 없으므로 대개 죽을 먹었다. 側(측)은 곁이란 뜻이다. 未嘗(미상)은 일찍이 ∼한 적이 없었다나 결코 ∼하지 않았다로 풀이한다. 飽(포)는 배부르게 먹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未嘗飽也(미상포야)는 결코 배부르게 먹지 않았다로 풀이하면 된다.
공자는 남의 喪家(상가)에서 일을 도울 때 먹지 않으면 허기져서 도울 수가 없고 너무 많이 먹으면 슬픔을 잊게 되므로 적절한 양만 들었다. 是日(시일)의 ‘이날’은 喪家에서 弔問(조문)한 날을 말한다. 哭(곡)은 弔問할 때 소리 내어 울어 哀悼(애도)하는 일을 말한다. 歌(가)는 즐겁게 노래 부르는 일을 말한다.
상을 당한 사람 곁에서 배불리 먹지 않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同情(동정)하기 때문이다. 조문한 날 노래 부르지 않는 것은 마음속으로 슬퍼하면서 감정을 속이고 즐겁게 노래 부를 수 없어서다. 하루 사이에 곡하고 노래 부르고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북송 때 궁궐에서 연회를 하는 중에 司馬光(사마광)의 訃音(부음)이 전해지자 정이(程이)는 조문을 가면 ‘노래하다 곡하는 것이어서 옳지 않다’고 했으나, 훗날 주자(주희)는 그 말이 잘못이라고 논평했다. 이 章은 작은 일에서도 남을 헤아리고 자기를 속이지 말라고 가르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