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제자 염유(염有)가 “선생님은 위나라 임금(즉 出公)을 인정할까요?”라고 하자 자공(子貢)은 “내가 곧 물어보죠”라고 했다. 자공이 들어가서 “伯夷(백이)와 叔齊(숙제)는 어떤 사람입니까?” 물으니 공자는 “옛날의 어진 사람이다”고 했다. 자공이 “그들은 세상을 원망했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위와 같이 대답했다. 자공은 나와서 “선생님은 위나라 임금을 인정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求仁(구인)은 인을 추구한다는 뜻이고, 得仁(득인)은 인을 실행했다는 뜻이다. 何(하)는 의문사이다. 한문에서는 의문사가 목적어이면 술어(동사)보다 앞에 온다. 또 한문에서는 과거 시제의 보조사가 발달하지 않았다. 문맥상 何怨乎(하원호)를 ‘무엇을 원망했겠는가’로 풀이했다.
백이와 숙제는 孤竹國(고죽국)의 왕자들이었다. 아버지가 숙제를 후사로 세웠으나 숙제는 형 백이에게 양보했고 백이는 부친의 명을 어길 수 없다며 도망했다. 숙제도 도망했다. 공자는 그들이 인을 실행했으며 부자 사이에도 형제 사이에도 원망이 없었다고 보았다. 人倫을 중시한 공자는 王位 때문에 부자가 다투는 일 자체를 악으로 보았기에 출공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역사적 맥락을 떠나, 求仁而得仁은 이상의 추구야말로 인간의 숭고한 행위임을 가르쳐 준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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