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은 ‘끊는다’가 아니라 ‘전혀 없다’로 풀이한다. 毋는 無와 같다. 금지어가 아니다. 意는 사의(私意), 必은 기필(期必), 固는 집체(執滯), 我는 사기(私己)를 말한다. 곧 意는 주관적으로 억측(臆測)하는 일, 必은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무리하게 구는 일, 固는 완고하게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굳은 태도, 我는 자기 것만 생각하는 아집(我執)을 말한다.
意, 必, 固, 我는 각각 하나의 병통이지만 그것들은 서로 순환한다. 혹자는 의(意)와 필(必)과 고(固)가 모두 아(我)로부터 나오므로 아(我)만 없으면 나머지 병통이 사라질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배우는 자가 갑자기 아(我)를 없애려 한다면 道에 위배되고 만다. 최한기는 무아(毋我)를 최종 덕목으로 보되, 기(己)란 하루아침에 끊어버릴 수 없으므로 극기(克己)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약용은 무아(毋我)를 舍己從人(사기종인)에서 찾았다. 사실, 나의 부족한 것을 버리고 남의 좋은 점을 따르는 일이야말로 나를 성숙시키는 근본 태도가 아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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