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42>吾少也賤이라 故로 多能鄙事하니…

  • 입력 2009년 4월 16일 02시 58분


공자는 어려서 가난했으므로 잡다한 일을 해야 했는데,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논어 자한(子罕)’의 이 章을 읽으면 솔직하고도 강인한 인격을 만날 수 있다.

기원전 483년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오(吳)나라와 회합할 때 오나라 군주는 태재(太宰) 비(비)를 시켜 맹세 방법을 강구하게 했고 노나라 애공은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에게 응대하게 했다. 이때 태재가 자공에게 “공자는 성자인가, 어찌 그리 재능이 많으신가?”라고 묻자 자공은 “선생님께서는 정말로 하늘이 한껏 허여하여 거의 성인에 가까우시면서 또 재능도 많으십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공자는 “태재가 나를 알겠는가?” 하고는 위와 같이 덧붙였다.

吾少也賤의 也는 음조를 조절한다. 언해본은 ‘吾少也에 賤한 故로’로 현토했다. 賤(천)은 가난하다, 鄙事(비사)는 자질구레한 일이란 뜻이다. 多乎哉는 많아야만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는 말이다. 不多也는 재능이 많지 않다는 말이되 군자는 재능이 많은 것과는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공자는 주(周)나라 영왕(靈王) 20년(기원전 552년)에 노(魯)나라 창평향(昌平鄕) 추읍(추邑)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산둥(山東) 성 취푸(曲阜)다. 아버지는 노나라 대부 숙량흘(叔梁紇)인데, 매우 고령이어서 공자가 세 살 때 세상을 떴다. 공자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잡다한 일에 능통해야 했다. 그 사실을 공자는 겸손하게 말하면서, 多藝多能하다고 해서 성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잡다한 일들을 해야 했지만 열다섯 살에 공자는 학문에 뜻을 두었다. 자강불식(自彊不息)의 그 태도를 우리는 본받아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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