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52>後生可畏니 焉知來者之不如今也리오…

  • 입력 2009년 5월 5일 02시 56분


중국에서 새 세대가 부상하는 현상을 두고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새 시대 사람이 옛 사람을 바꾼다(長江後浪推前浪, 一代新人換舊人)”라고 한다. 이 말은 또 ‘논어’ ‘子罕(자한)’편의 ‘後生可畏’와 같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공자가 後生可畏를 말한 것은 새 세대를 무조건 존중하라는 뜻에서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인격적 진보에 있으며 이는 각자 ‘功虧一궤(공휴일궤)’하지 않도록 間斷 없이 노력할 때 이루어진다고 말한 것이다.

後生은 뒤에 태어나는 사람이라는 말로 後輩와 같다. 先生이 먼저 태어난 사람인 것과 대비된다. 문장 앞의 焉(언)은 의문사다. 來者는 後生의 未來를 가리킨다. 不如는 ∼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今은 곧 지금 사람이니, 여기서는 공자 자신의 지금 상태를 말한다. 四十의 나이는 힘써 벼슬에 나갈 시기라고 해서 强仕(강사)라고 했다. 五十은 공적을 쌓아 작위를 받을 나이를 말한다. 無聞은 名聲이 없다는 뜻이다. 斯는 ‘이에, 그렇다면’의 뜻이다. 不足畏는 두려워할 만하지 않다는 말이다. 也已는 강한 단정의 어조를 띤다.

‘마흔 살이나 쉰 살이 되도록’이란 그때가 되어야 사람을 잘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명성이 드러남도 사회적 성공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연륜을 쌓아 훌륭한 인격을 갖추었다는 이름을 얻는 것을 말한다. 공자는 오십에 천명을 알았다고 했다. 年富力强(연부역강)을 자부하지 말고 자기완성을 위해 노력하라고 했던 이 가르침을 50이 넘어서야 이해하게 됐으니 나는 정말 성인에게 부끄럽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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