齊景公은 이름을 杵臼(저구)라 하며, 靈公(영공)의 아들이다. 제나라 대부 崔저(최저)가 군주 莊公(장공)을 弑害(시해)하고 옹립한 제후다. 경공은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고 형벌을 가혹하게 시행했다. 또 첩의 아들을 태자로 세워, 훗날 난을 초래했다. 이때 그동안 민심을 얻고 세력을 확장했던 陳氏(진씨)가 제후의 자리를 대신한다. 공자는 실상과 추세를 꿰뚫어보고, 人道(인도)의 大經(대경)이자 政事(정사)의 根本(근본)인 저 ‘여덟 자’를 말한 것이다. ‘君君, 臣臣, 父父, 子子’에서 앞에 놓인 君臣父子는 각각 그 사람을 가리키고 뒤의 글자는 그 道를 다한다는 뜻을 지닌다. 공자의 正名思想(정명사상)이 잘 드러난다.
正名이란 이름과 실질을 부합시키는 일이다. 사회 구성체에서는 각자 자기 명분에 해당하는 덕을 실현함으로써 올바른 질서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보수주의라고 일축할 수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현실 변혁의 이념을 읽어내고자 한다. ‘주역’도 누구나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얻어야 한다는 各得其所(각득기소)의 이념을 말하지 않았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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