擧直錯諸枉에서 擧는 擧用(거용)이고, 直은 목적어로 ‘곧은 사람’이란 뜻이다. 錯는 흔히 ‘섞일 착’으로 읽지만 ‘둘 조’로도 읽는다. 한나라 鄭玄(정현)의 텍스트에는 措로 되어 있으므로, 둘 조로 읽는다. 정약용도 그 설을 따랐다. 諸는 之와 乎 혹은 之와 於를 합한 말로, 之는 앞의 直을 가리킨다. 枉은 邪曲(사곡)의 인물이다. 使는 사역동사로 직접목적어는 枉者다. 공자는 곧은 판자를 굽은 판자 위에 두면 굽은 판자가 바르게 펴지는 원리로부터 人事의 원리를 연상한 듯하다.
단, 주자(주희)는 錯를 捨置(사치·버려 둠)로 보고, 錯諸枉이란 굽은 사람을 버린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시대 학자들도 대개 그렇게 풀이했다. 趙翼(조익)은 인조에게 올린 글에서, “일단 곧은 사람임을 안 이상에는 그를 기용하여 진출시켜 그의 뜻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요, 일단 굽은 사람임을 안 이상에는 그를 버려두어 물러나게 해서 함께 진출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곧은 판자를 굽은 판자 위에 둔다고 굽은 판자가 반드시 바르게 펴지는 것은 아니다. 곧은 사람을 굽은 사람 위에 둔다고 굽은 사람이 바르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선인들은 곧은 사람을 기용하는 擧直 그 자체를 매우 중시했는지 모른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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