待子而爲政은 ‘선생님을 기다려서 정치를 한다’는 말인데 ‘선생님을 초빙해서 정치를 하게 한다면’의 뜻이다. 子將奚先에서 將은 ‘장차’로, 의지를 드러내는 조동사다. 奚는 의문사로, 奚先은 ‘무엇을 먼저 하는가’다. 必也∼乎는 ‘반드시 ∼이리라’로 풀이하는데 강한 의미를 먼저 드러내고 뒤에 부드럽게 맺는 표현이다. 有是哉는 ‘과연 이것이로군요’ 정도의 어조를 나타낸다. 子之迂也는 ‘선생님의 迂遠(우원)하심이란’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奚其正의 奚는 앞서와 같이 의문사, 其는 名을 가리킨다.
위나라 군주인 出公 輒(첩)은 할아버지 靈公(영공)을 계승하고는 南子(남자)에게 미움을 받아 외국에 망명한 부친 괴외(괴외)가 입국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4년 뒤 괴외는 권신의 도움으로 출공을 몰아내고 군주가 되는데 그가 壯公(장공)이다. 출공은 魯(노)나라로 망명했다가 3년 뒤 환국해서 다시 군주가 된다. 출공과 괴외는 군신과 부자의 명분에서 어긋났던 것이다.
공자는 출공과 그 부친이 대립하는 현실을 개탄하여 정치의 大道는 正名에 있다고 說破(설파)했다. 正名은 사회구성의 관계망 속에 위치하는 각 존재자에게 이름과 실질이 부합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자로는 그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세간의 말을 빌려와 “선생님께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십니다”라고 내뱉었다. 공자의 正名 사상이 현실변혁의 개혁론임을 어찌 쉽게 이해하랴.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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