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의 보디 셰이핑 다이어리는 당초 계획보다 2주 당겨 이번 주 10회로 끝난다.
시원섭섭하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시작한 보디 셰이핑 프로젝트는 때로는 엄청난 인내를 요구했다. 식생활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가장 힘들었다. 몸무게가 줄어들면 ‘조금만 더’란 욕심을 냈고, 그 욕심은 원치 않는 폭식을 가져 왔다.
운동은 발걸음을 피트니스 클럽으로 들여놓기가 힘들어 그렇지, 일단 들어서면 순조로웠다. 트레드 밀 위에서 땀이 나는 순간부터 찌뿌드드한 정신과 몸이 가뿐해졌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쥐어짜는 행위는 괴롭지만, 점차 그 어떤 마사지보다 시원하고 깊숙한 쾌감을 안겨 줬다. 운동을 지도하는 한동길 트레이너는 “아벨라급이었던 심폐 기능이 XG그랜저급으로 향상됐다”고 칭찬했다.
보디 셰이핑 성과를 간단히 정리해 본다. 첫째 주 53.5kg이었던 나의 몸무게는 10주 만에 6kg 줄어든 47.5kg이 됐다. 25.7%였던 체지방률은 약 9%가 줄어든 16.8%로 떨어졌다. 근육은 손실되지 않고, 체지방만 6kg 줄였다.
복부 둘레 10cm, 팔 둘레 2cm, 엉덩이 둘레 6cm, 허벅지 둘레 1.5cm, 가슴 둘레 4cm가 각각 줄었다. 허리가 매우 잘록하게 들어가고 엉덩이가 탱탱해져 몸에 꼭 맞는 타이트스커트를 입을 때는 보디라인이 꽤 근사하게 살아난다. 쏙 들어간 배에는 왕(王)자 비슷한 근육도 만들어지고, 등의 군살도 많이 없어졌다.
근육을 다듬는 단계인 마지막 주에는 그동안 운동을 해 온 JW 메리어트 호텔의 ‘마르퀴스 더말 스파 앤 피트니스’에서 인공 암벽 등반도 도전해봤다. 12m 높이의 인공 암벽은 까마득한 공포를 줬으나, 꾸준한 운동으로 생긴 근력 덕분에 해 볼 만했다. 트레이너는 “암벽 등반은 관절에 붙어 있는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등과 어깨의 근육이 말처럼 섬세하게 쪼개져 예쁘게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앤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미스터 앤 미스 스미스’를 봤더니, 조각처럼 훌륭한 몸매의 그녀도 영화 속에서 암벽 등반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넋을 잃고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미끈한 다리를 감상했다. 보디 셰이핑 프로젝트는 이제 끝나지만 앞으로 주 3회 30분 유산소 운동과 30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줄어든 가슴과 크게 빠지지 않은 다리를 가다듬으려 한다.
10주 동안의 프로젝트는 라이프 스타일에도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생활 주변의 다이어트다. 사무실 책상 위와 가방 속까지 틈만 나면 비우고 정리했다. 대신 다이어리의 메모는 바쁘고 빼곡해졌다. 하루 중 운동 시간을 할애하려면 일과 중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했다.
또 격식을 차려야 할 자리가 아니라면 하이힐 대신 단화와 스니커즈를 즐겨 신게 됐다. 굽 높은 신발은 자세를 꼿꼿하게 하는 데 방해가 된다. 몸 사이즈는 계속 변화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욕심을 많이 냈던 옷 쇼핑도 자제하게 됐다.
참, 이건 정말 창피한 고백인데 ‘방귀쟁이’도 됐다. 닭가슴살과 달걀 등 단백질을 많이 먹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자주 방귀를 뀌게 됐다. 트레이너는 몸 속에서 질소가 만들어져 그렇다고 했다. ^^
지금까지 보디 셰이핑을 격려해 준 독자 여러분, 한동길 트레이너 등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남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를 위해 잘 먹고 잘 운동하는 일은 참으로 건강한 행복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셨다. 여러분은….
-끝-
김선미 기자kimsunmi@donga.com
◇보디 셰이핑 운동 장면은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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