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
속도 제한장치 푼 차량 집중단속 ‘효과 뚜렷’
75일간 3317대 적발했더니 사망자 절반 뚝
대형 사업용 차량의 교통문화를 바꾸려면 정부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단속 의지가 중요하다. 실제로 경찰이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푼 대형 차량을 집중 단속한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경찰청은 7월 18일부터 9월 30일까지 75일간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불법으로 조작한 3.5t 이상 대형 화물차와 버스 3317대를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 장치의 프로그램에 설정된 최고속도(시속 90km)를 인위적으로 높인 업자 10명도 검거했다.
단속 후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는 단속 전 75일과 비교해 15명에서 4명으로 73.3%나 줄었다. 부상자도 2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물차 교통사고는 사망자 21명, 부상자 860명으로 각각 단속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5%와 8%가 줄었다. 화물차와 버스를 더하면 교통사고 사망자가 평균 49.2% 줄어든 셈이다.
최고속도 제한장치는 정해진 속도 이상으로 가속하면 자동으로 엔진에 연료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 속도를 낼 수 없는 방식이다. 3.5t 이상 대형 화물차와 버스는 시속 90km, 그 이하 사업용 승합차는 시속 110km가 기준이다. 2013년 8월부터 대형 화물차와 버스 등 사업용 승합차는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이 장치를 무단으로 해체한 업자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하지만 이 장치를 풀고 운행한 운전자는 과태료 100만 원이 전부다. 앞으로 경찰은 이런 운전자에게 도로교통법 40조(정비 불량차 운전금지)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 경우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된다. 경찰 관계자는 “수입 대형차 업체가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최고속도 제한장치의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를 제공하지 않다가 최근 관련 지원에 나서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또 대형 차량 안전을 위해 내년부터 생산되는 20t 이상 화물차와 길이 11m이상의 버스에 자동 긴급제동장치(AEBS)와 차선이탈 경고장치(LDWS)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500만 원가량인 설치비용의 부담 여부를 놓고 정부와 업계가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9월로 예정됐던 시범사업은 시작조차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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