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1조 쓰는데… 청년은 체감 못하는 ‘청년 예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6일 03시 00분


[2020 행복원정대]학자금 대출-학교 등 지원에 78%
일자리-창업위한 투자 1.5% 그쳐

청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의 대부분이 기업이나 학교 등으로 흘러가는 소모성 사업이나 학자금 대출에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2020행복원정대 취재팀이 5일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과 공동으로 2017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청년 예산은 11조79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청년 예산의 49.5%가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 편성됐다. 기업과 학교 등에 지원금 형태로 배정된 예산도 28.0%를 차지했다. 이철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이 직접 수혜를 받지 못하는 연구개발(R&D), 대학사업 지원 예산은 청년에게 직접 이익을 제공한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이나 대학이 아닌 청년들을 직접 지원하는 ‘청년 투자’ 예산은 전체의 1.5%인 1810억 원에 불과했다. ‘청년 투자’는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기업이나 학교가 아닌 청년을 직접 지원하며 △장학금 이외에 청년의 ‘미래 소득’을 위해 투자하는 정책으로 정의했다. 이 같은 요건에 해당하는 ‘청년 투자’ 예산은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인건비 지원(1010억 원) 등에 그쳤다.

정부는 2015년 7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지난해 4월 청년 여성 취업 연계 강화방안 등을 내놓았지만, 청년 실업률은 5년째 증가하며 지난해 말 9.8%로 치솟았다. 신 의원은 “정부에서 ‘청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진행하는 사업이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데다 중복되는 것도 많아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업 규제 완화와 신사업 육성으로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직무 역량 강화를 통해 청년들의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청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이건혁 기자
#학자금대출#청년#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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