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시즌2]오후엔 교통지도 안해 사고 무방비… 작년 숨진 어린이 25% 귀가중 참변
15일 광주 북구와 충북 청주시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사고는 오후에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하교 시간에 일어났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의 교통안전은 학교와 학부모들의 관심 덕분에 일반 도로보다 나은 편이다. 하지만 등교시간(오전 8∼10시)과 하교시간(낮 12시∼오후 4시)의 차이는 매우 컸다.
주민등록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어린이 인구(0∼12세)는 592만6830명. 전체 인구 중 11.5%다. 출산율 저하로 매년 줄고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도 감소해야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교통사고로 숨진 어린이는 3년 연속 늘어 지난해 71명에 달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어린이 비율은 2014년 1.1%에서 지난해 1.6%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다.
특히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하교시간이 가장 위험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어린이의 25%가 하교시간에 변을 당했다. 교통사고와 사망자 수 모두 등교시간의 3배에 달했다. 등교 때는 녹색어머니회와 모범운전자회 등 어른 보호자가 교통지도를 하지만 하교시간은 그 수가 크게 줄어들어 아예 없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스쿨존 내 운전자의 불법행위도 하교시간에 많았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올 3, 4월 서울 시내 542개 초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하교시간 스쿨존 내 신호 위반과 불법 주정차가 등교시간의 2배였다. 오전에 비해 어린이들이 하교하는 오후에 운전자의 집중력과 주의력이 떨어져 사고 유발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선화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는 “하교시간에 맞춘 교통안전 지도를 확대하고 운전자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이 통학안전을 위해 보도(步道)와 차도를 분리하고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30km에서 20km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운전자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쿨존에서는 운전자가 스스로 조심하고 방어운전을 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불법 주정차 문제와 함께 스쿨존 운전에 대한 운전자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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