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큰바람 불고 구름 일더니…지난 줄거리-감상포인트

  • 입력 2002년 9월 26일 18시 33분


◁진시황 △유방 ▷항우
◁진시황 △유방 ▷항우

《매주 금요일 동아일보 주말에디션 ‘WEEKEND’에 연재돼온 ‘이문열이 새로 쓰는 초한지(楚漢志)-큰 바람 불고 구름 일더니’가 27일부터 A섹션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그동안의 줄거리와 감상 포인트를 정리합니다.<편집자>》

●A섹션 연재 계기로 본 지난 줄거리-감상포인트

▽지난 줄거리▽

기원 전 218년, 진 시황제(始皇帝) 29년 4월의 어느 날. 두 자객이 하남땅 박랑사 모래언덕 뒤에 몸을 숨기고 시황제의 행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내 중 하나는 진에 망한 한(韓)나라의 신하 장량. 훗날 한고조 유방의 책사가 되어 새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인물이다.

암살기도는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시황제의 천하가 붕괴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조짐으로는 충분했다. 시황제의 서슬 퍼런 감시 아래 이미 그의 제국을 무너뜨릴 두 영웅이 스스로의 운명을 벼려가고 있었다.

그 한쪽이 사수군 패현 풍읍 사람인 ‘유가네 막내’ 유계(劉季). 뒷날 한(漢)제국 400년을 열고 고조(高祖)로 추앙받는 유방은 나이 서른이 되도록 저잣거리 건달로 빈둥거리는 인물일 뿐이었다. 그러나 진의 수도 함양땅에 부역 나가 먼발치에서 시황제와 조우한 유방은 스스로의 미래를 예언하듯 일갈한다.

  <이문열 신작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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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장상(王侯將相)이 어찌 반드시 하늘이 낸 것이랴.”

같은 시간 또 한 마리의 ‘웅크린 호랑이’는 오월동주(吳越同舟)의 땅, 회계군 오중에 몸을 숨긴 채 산악같은 기개를 지닌 무사로 자라나고 있었다. 진에 망한 초(楚)나라 항(項)장군가의 유일한 혈육, 소년 항우(項羽). 훗날 천하를 두고 유방과 겨루다 패해 자결하는 초패왕(楚覇王)이다.

암살에 실패한 뒤 하비땅에 은둔한 채 훗날을 도모할 ‘태공병법(太公兵法’)을 익히던 장량은 진을 뒤엎을 새 인물을 찾아 길을 떠난다. 한편 말단 관료인 정장(亭長) 노릇으로 세상경영 공부를 하던 유계는 다시 부역에 끌려나가게 되자 도중에 추종세력을 이끌고 망명을 감행한다. 시황제의 명을 거스른 반역자가 된 것이다. 목숨을 건 도망길에 시황제를 상징하는 커다란 뱀을 두동강낸 유계는 이로써 자신의 ‘때’가 왔음을 깨닫고 독백한다.

‘이렇게 첫발을 내딛는 것인가. 이렇게 시작하는가.’

때는 시황제 37년 늦봄, 서력 기원 전 210년이었다.

▽감상 포인트▽

작가 이문열이 새로 쓰는 초한지의 제목 ‘큰 바람 불고 구름 일더니’는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뒤 고향에 돌아가 승리의 축하연을 벌이며 부르는 노래, 대풍가(大風歌)의 첫 구절이다.

소설이 다루는 시기는 패망한 한(韓)나라 사람 장량이 진시황을 습격하는 서기 전 218년부터 유방의 한(漢)나라가 다시 천하를 통일하는 한고조 5년, 즉 서기 전 197년까지의 20년이다. 작가는 이 시기에 진시황, 항우, 유방이 이룬 세 가지 통일의 모습과 지도자로서 각 인물의 카리스마를 드러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초한지를 다룬 고전으로는 ‘서한연의(西漢演義)’ ‘한신전(韓信傳)’ 등이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들을 번역해 평설하지 않고 사기 한서 자치통감 등을 참고해 자신의 판(版)으로 집필하고 있다.

이 대하드라마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문열씨는 “연재 소설이지만 계속성에 얽매여 읽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각 회를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읽을 수 있도록 집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등 이 시기에 유래한 고사성어를 한자원문과 함께 소개하므로 고전 공부의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삽화를 그리는 박순철 교수(추계예술대)는 수묵인물화를 중심으로 탁본 등의 기법을 동원해 진말한초(秦末漢初)의 영웅들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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