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二. 바람아 불어라
江東에서 이는 구름(1)
…피 튀기는 난전(亂戰)을 헤쳐나간 일행은 다시 칠흑 같은 어둠 속을 십리나 달려서야 추격을 벗어날 수 있었다. 뒤쫓는 함성소리가 들리지 않은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자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털썩 털썩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가쁜 숨들을 몰아 쉬었다. 그 동안 잡고 있던 어린 조카 적(籍·항우)의 손목을 놓으며 항량도 한 숨을 돌렸다.
(여기까지 빠져 나온 게 도대체 몇이나 될까......)
항량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어둠 속에 희뜩 희뜩 늘어져 앉은 사람들의 머릿수를 가만히 헤아려 보았다. 자신과 어린 조카를 빼면 겨우 다섯이었다. 번쩍이는 비단 겉옷과 머리띠로 셋째형[項叔]이 있다는 것 이외에는 누구누구가 거기까지 성하게 따라왔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목소리가 귀에 익은 젊은 가동(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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