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 저편 32…42.195킬로미터 4시간54분22초(4)

  • 입력 2002년 5월 28일 18시 35분


큐큐 파파 큐큐 파파 할아버지의 현역 시절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모두들 그렇게 반듯한 폼으로 달리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큐큐 파파 키가 180센티미터나 되고 다리도 길어서 양복을 입으면 무척 잘 어울렸다고도 180센티미터라면 1912년에 태어난 사람치고는 상당히 크다 학교 운동장에서 총에 맞아 죽은 할아버지의 남동생은 더 컸던 것 같다 큐큐 파파 밀양강 강둑 위를 둘이 나란히 뛰었다니 큐큐 파파 눈에 잘 띄었겠지 동네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고 한다 큐큐 파파 나도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해서 초등학교 4학년 때는 큐큐 파파 전교생이 참가한 미니 마라톤 대회에서 2등을 한 적도 있다 큐큐 파파 그 때는 몇 킬로미터였을까? 10킬로미터 정도였으려나? 교문을 나와 오오카(大岡)강변을 따라 뛰었다 큐큐 파파 중학교에 육상부가 있었다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육상부도 없었고 큐큐 파파 중2 때부터 삐딱해지기 시작해서 정학 정학 무기정학 큐큐 파파 열네 살부터 서른세 살이 되도록 큐큐 파파 달리기와는 무관한 생활을 했다 임신하기 전까지는 골초에 큐큐 파파 하루에 일곱 갑을 피워댔고 고작 전철역 계단을 오르는데도 숨이 차서 씩씩거렸다 큐큐 파파 도대체가 겨우 두 달 연습하고 풀 마라톤을 뛴다는 자체가 무모한 짓인지도 큐큐 파파 몸이 무겁다 식사 조절을 하여 몸무게를 47킬로그램으로 줄인 후에 뛰는 건데 그랬다 큐큐 파파 사토 코치가 먹는 양은 줄이지 말고 뛰어서 살을 빼기로 해요 유씨 큐큐 파파

몸무게 54킬로그램을 받쳐줄 근육이 있으면 무릎은 절대 아프지 않아요 유씨는 근력이 없어요 큐큐 파파 다이어트보다 근력 트레이닝을 하는 편이 좋다고 했으니 큐큐 파파 남 탓은 하지 말자 몸무게는 생각하지 말자! 후회도 하지 말자! 아직 아프지 않으니까 큐큐 파파 아무튼 다리를 똑바로 내밀고 큐큐 파파 뒤꿈치부터 땅에 대고 발바닥을 굴리듯 아 안 되겠어 발끝을 들어야 한다고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큐큐 파파 뒤꿈치로 뛰고 있어 이런 식으로 뛰면 뒤꿈치에 몰리는 충격이 커서 큐큐 파파 전혀 올바른 폼이 나오지 않는다 큐큐 파파 내 폼을 찾을 수가 없다 이상한 곳에 힘이 큐큐 파파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오른 쪽 어깨 어깨를 들었다가 떨구고 앗 남대문이다 저 커브를 돌면 출발 지점인 광화문이 보이겠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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