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큐 파파 총에 맞은 다리로 2미터나 되는 담을 뛰어넘고 보리밭을 달려 산꼭대기에 있는 저수지까지 큐큐 파파 거기서 쓰러졌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뛰었다 큐큐 파파 내 아픔으로 그의 아픔을 가늠한다는 것은 큐큐 파파 잘못된 일이다 큐큐 파파 타인의 아픔을 헤아리라는 말도 너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말도 큐큐 파파 선의의 구토에 지나지 않는다 큐큐 파파 타인의 아픔을 아플 수는 없다 큐큐 파파 아무리 소중한 사람이 아픔을 호소한다 한들 아무리 그 아픔을 대신하고 싶다 갈망한들 큐큐 파파 아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아픔을 아파하는 수밖에 없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잠깐 쉬면서 물 마시죠.”
“이건?”
“스포츠음료겠죠. 초코 파이 먹을래요?”
“아니, 괜찮아요.”
“그럼 내가 갖고 있을 테니까 먹고 싶으면 얘기해요. 다리를 쭉 펴요.”
왼 다리를 가드 레일에 올려놓고 두 손을 땅에 댄다 왼발 끝을 잡고 엉덩이로 끌어당긴다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리고 심호흡 큐우 파아 큐우 파아 오른 다리를 내밀고 왼 다리 아야! 아야! 아야! 왼 무릎 주변의 근육이 일제히 비명을 지른다 그만 하라고 아프다! 아픔이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아픈데 아직도 뛸 거냐고 큐우 파아 큐우 파아
“멈춰서면…더 아파지는 건가요? 괜히 쉬었나봐요….”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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