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아침나절부터 비가 후득후득 대지 위를 돌아다녔다. 한낮이 지나자 비의 장막 사이로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다. 나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비가 개이자 하늘에서 불덩이가 소용돌이치며 타오르듯 무더워졌고 큐큐 파파 그 불기운이 지상의 모든 것을 태워버리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길과 내 몸에서 열기가 피어올랐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그녀는 집 앞에서 동그란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개어서, 당신이 올 줄 알았어예.
안 오면 우짤라고?
그런 생각 안 했습니다.
이상타.
뭐가 이상타고예. 이렇게 와 줬는데.
그녀가 미소짓자, 조그맣고 하얀 앞니가 보였다.
나는 이마에 솟은 땀을 적삼 소매로 닦으면서 강가를 걸었고, 그녀는 내 그림자를 밟으며 따라 왔다. 강아지풀과 질경이가 무성하게 난 길을 지나, 손에 손을 잡고 우들두들 돋은 돌과 잡풀을 조심하면서 상수리나무 줄기와 가지와 이파리에 가린 좁다란 들판에 도착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와 그래 보는데예?
보고 싶었다.
어제 안 만났습니까.
헤어지면 금방 또 보고 싶어진다.
그럼 계속해서 같이 있는 수밖에 없네예.
하루 빨리 같이 살고 싶다.
나는 매미가 맴맴 울어대는 상수리나무 아래서 그녀에게 입맞춤했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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