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네 집안은 우짜면 그래 팔자도 더럽노? 아버지는 단독에 여동생은 익사 장남은 전염병으로 죽고 아버지 정부였던 여자는 자궁에 생긴 병 때문에 아편 중독이라 카고 이복동생은 소아마비로 손발에 입도 제대로 못 쓴다 카고 아이고 자기 아버지하고 아들 뼈를 강물에 뿌린 사람은 조선 팔도를 다 뒤져도 없을 끼다 내 아들들도 그래 팔자가 더럽으면 우째 하겠노
아들들?
또 사내아일 끼다
우째 아는데
느낌이재 느낌
여자는 고쟁이를 주르륵 내렸다 내 앞이든 아들 앞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속옷을 벗는 여자였다 비둘기 가슴처럼 부풀어 오른 하복부 아들이 죽은 다음이 아니라 아직 살아 있을 때 병원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 생긴 아이였다 등을 돌리자 업히듯 내 등에 매달려 쉰 목소리로 숨이 넘어갈 듯 속삭였다 여보 아 내 사랑 등이 봉긋한 젖가슴과 부푼 배에 짓눌렸다 내달이면 세 살이 되는 아들이 내 다리에 엉겨붙었다 아버지 아버지! 따가닥 따가닥 해 도 나는 목에 휘감긴 팔에서 빠져 나와 아들을 목말 태우고 밖으로 나갔다 등번호 962 조선지구 대표 구니모토 우철 선수 1번 라인에 정렬 요이 땅!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히힝! 히힝!
글 유미리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