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들어오기 전에 만지작거리면 아프잖아.”
“그야 당연하지, 너 왼쪽에 누워야 돼. 오른 손은 베개 밑에, 왼손은 이렇게 겨드랑이를 끼고.”
“언니, 머리 좋네.”
“지금 여기서,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지. 이제 다 됐을까?”
“됐겠지 뭐. 30분은 지났을 테니까.”
한 명이 일어서서 크레졸 비누액 속에 떠 있는 죽은 해파리 같은 위생 색을 건져 올렸다.
“응, 됐어.”
여자들은 안팎을 뒤집어 비눗물로 씻는 담당, 물로 씻는 담당, 물을 털어내고 처마 밑 빨랫줄에 집게로 거는 담당으로 나뉘어 작업을 시작했다.
“바람이 세네, 금방 마르겠다.”
“날아가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그래도 너무 힘들 때는 젓가락으로 자궁 찔러서 피 나오게 하고, 생리라고 둘러대고 쉬는 수밖에 없어.”
“하지만, 안쪽에다 빨간 패 달고, 바깥에다 <휴가>라고 쓴 종이 내다 붙여도 병사들은 들어오잖아. 피 묻으면 때리니까, 솜을 깊숙이 쑤셔 넣기는 하는데 열 명이고 스무 명이고 상대하다 보면, 자궁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니까. 그럼 제 손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군의관한테 꺼내달라는 수밖에 없지. 자궁이 떨어져나가는 것처럼 아프더라.”
“너희들은 처음이니까, 일주일 동안은 장교만 상대하지만 그 일주일 사이에 임신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조심해. 장교들은 너희한테 성병이 없는 거 아니까 색 없이 하고 싶어 하거든. 너희들 아직 경험 없으니까, 남자들 거기에다 색 끼우는 거 못하잖아? 그래서 임신하는 거야. 나도 그때 들어서 버렸으니까.”
“나도.”
“군의관한테 주사 맞았더니, 핏덩어리가 나오더라. 2년 동안 일곱 번이나 임신을 했으니, 수술해서 자궁 들어내 버렸어. 이것 봐, 이게 그 흉터야. 아이고, 여자로 태어나서 면사포도 한 번 못 써 보고 자궁을 들어내다니, 제기랄!”
“3개월까지는 수술 안 하고도, 이틀 동안 밥 굶고 부추 뿌리 짜서 그 즙 마시면 떨어진다던데….”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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