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문화계 오樂가樂]충무로 5년째 정체기… ‘택시운전사’만 잘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2일 03시 00분


영화계
‘택시운전사’ 유일한 1000만 영화… 독과점 논란 ‘군함도’ 흥행 쓴맛
김민희 베를린賞, 불륜으로 얼룩… 김영애-김주혁 팬들 곁 떠나

올해 유일의 천만 영화가 된 ‘택시운전사’.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김만섭 역의 실제 인물인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아들이 등장하는 등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만들었다. 쇼박스
올해 유일의 천만 영화가 된 ‘택시운전사’.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김만섭 역의 실제 인물인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아들이 등장하는 등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만들었다. 쇼박스
올해 영화계 성적표는 다소 초라했다.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여름 대목에 개봉한 ‘택시운전사’(1218만 명) 한 편이 유일했다. 한 해 누적 관객 수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2억 명을 넘겼지만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정체기’라는 자조적인 평가 속에 유수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과 수상 소식이 전해지는 등 한국 영화의 외연은 한층 확장됐다. 올해를 달군 영화계 이슈를 꼽아본다.

○ 흥행과 비운 사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푸른 눈의 외신기자를 통해 풀어낸 영화 ‘택시운전사’는 올해 유일의 1000만 영화로 기록됐다. 전체 박스오피스로는 역대 19번째다. 배우 송강호의 연기가 돋보였고,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영화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주요 기대작이 예상을 뒤엎고 흥행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총 27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7월 개봉)는 개봉 직후 영화 전반에 식민사관이 깔려 있다는 지적과 스크린 독과점 비판에 휩싸였다. 논란 탓에 손익분기점(800만 관객)에도 못 미치는 659만 명을 불러 모으는 데 그치며 올해 비운의 영화가 됐다. 반면 ‘공조’ ‘범죄도시’ 같은 범죄액션물은 각각 박스오피스 2, 4위에 오르며 깜짝 흥행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관객을 가장 먼저 만난 봉준호 감독의 ‘옥자’. NEW 제공
넷플릭스를 통해 관객을 가장 먼저 만난 봉준호 감독의 ‘옥자’. NEW 제공

○ 변화의 물결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올해 상반기 영화계의 최대 이슈였다.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그보다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최초 개봉하는 새로운 배급 방식을 선택하면서다. 이 때문에 칸 영화제는 앞으로 프랑스 내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에만 진출 자격을 주기로 새 규정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이른바 ‘빅3 멀티플렉스’의 상영 거부로 전국 66개 일반상영관에서만 개봉해 32만 관객을 기록했다. 한 영화 추천 서비스 업체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옥자’가 멀티플렉스에서 정상적으로 개봉했다면 관객 727만 명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불륜과 여우주연상

올해 홍상수 감독(57)과 배우 김민희(35)만큼 세상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영화인이 또 있을까. 두 사람은 ‘불륜설’이 불거진 뒤 공개 석상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인정했다. 3월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한국 배우 최초의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불륜 논란 탓에 배우의 수상 소식은 상대적으로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두 사람은 최근 함께한 5번째 영화 ‘풀잎들’의 촬영을 마친 상태다.

○ 떠나간 별들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배우 김영애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의 소식은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특히 김주혁은 올해 ‘석조주택 살인사건’ ‘공조’ 등 두 편의 영화에서 극을 살리는 악역으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던 터라 아쉬움이 더 컸다. 김영애 역시 지난해 12월 출연한 영화 ‘판도라’가 고인의 마지막 영화가 됐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충무로 영화 정체기#영화 택시운전사#홍상수 감독#김주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