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은 P씨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같이 있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점점 더 새로운 것을 원하게 되더군요.
P씨에게는 한동안 이 사실을 숨겨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는 마침내 고백하고 말았습니다.
『P씨, 요즘은 당신을 너무 자주 보는 것 같아…』
P씨는 그러나 저의 충격적인 고백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저의 지루함을 달래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내놓더군요. 이런 예상을 못한 저는 그만 입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가진 게 윈도95밖에 없는 줄 알았던 P씨에게는 계산기 메모장 그림판 게임 인터넷 등 정말 없는 게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P씨에게 없는 프로그램이라도 그냥 가져다 설치만 하면 언제든지 P씨와 함께 그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임 가계부 다이어리 워드프로세서 인터넷…. 그야말로 만능이죠.
저는 당장 용산으로 달려가 옛날부터 꼭 한번 해 보고 싶었던 「프린세스메이커」라는 게임을 사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지 몰라 한동안 어쩔줄 몰랐죠.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매우 쉬운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게임CD를 컴퓨터에 한 50번쯤 넣었다 뺐다 한 뒤였습니다.
먼저 마우스로 「시작」버튼을 누르고 「설정」을 선택한 뒤 「제어판」을 누르세요. 제어판 창이 열리면 「프로그램 추가/삭제」를 선택하세요. 그러면 「프로그램 추가/삭제 등록정보」라는 또 하나의 창이 뜹니다.
이 창에서 「설치(I)」라는 버튼을 한번 누르고 그 다음부터는 컴퓨터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프로그램을 설치할 디스켓이나 CD롬 타이틀을 삽입하고 「다음」버튼을 누르라는 메시지가 나오죠. 이때 구입한 CD나 디스켓을 드라이브에 넣고 「다음」버튼을 누르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됩니다.
대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 그 안에 설치방법이 설명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언제 일일이 다 읽겠어요. 지금처럼 하면 P씨가 설명서를 다 읽고 알아서 설치를 해 주는데. 안 그래요?
◆오토런(Autorun)기능
요즘 나오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CD롬 타이틀을 드라이브에 넣는 순간 화려한 그림이 자동으로 나오면서 설치방법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편리한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일부만 설치하려고 할 때, 또는 그저 CD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보고 싶을 때는 이 기능이 오히려 귀찮기도 하죠.
그럴때는「Shift」를 누른 상태에서 CD롬을 넣어 보세요. 어때요, 그림이 안 나타나죠?
서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