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순의 쌀의혁명]현미 중요성 일깨운 '맥거번 보고서'

  • 입력 1999년 11월 9일 18시 45분


미국에선 제2차 세계대전후 승리감에 도취돼 흥청망청하는 사이 성인병이 번져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70년 상원에선 로버트 케네디의원과 조지 맥거번의원이 중심이 돼 ‘영양문제특별위원회’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맥거번이 위원장이 된 위원회에선 2년 동안 세계 각국의 석학을 불러 청문회를 개최, 500여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것이 ‘맥거번 리포트’다. 정치권이 국민의 식사개선을 목표로 힘을 모아 방대한 보고서를 내놓는 것이 우리로선 부러울 따름이다.

맥거번 리포트는 서문에서 “인류가 현재의 식생활을 버리지 않는다면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본문에서 육식을 삼가고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라고 권하고 있다. 특히 콜라 등 청량음료를 삼가라는 부분은 초대형 기업의 비위를 거슬렸고 맥거번의원이 대선 때 기업들의 지원을 받지 못해 참패했다는 얘기도 있다.

여하튼 미국에서 내추럴푸드 붐이 일어날 만큼 맥거번 리포트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에선 병적 비만인구가 전체 인구의 4분의1 정도이고 한해 30여만명이 비만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다.어린이나 청소년을 합쳐 계산한 것이므로 어른의 비만율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비만 환자가 저소득층에 많고 지식층이나 고소득층엔 아주 적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상류층은 현미 통밀 야채 과일 등을 주로 먹는다. 이들은 쌀(Rice)이라고 하면 현미를 가리키고 백미는 누드라이스라고 해 멀리 한다. 맥거번리포트는 이처럼 상류층의 식습관을 바꿔 놓았다. 02―564―0641∼2

장세순〈식품연구가·발아현미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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