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식인 밥이나 빵의 칼로리에다 몇몇 반찬의 칼로리를 덧셈으로만 계산하는데는 할 말이 있다.
같은 칼로리도 사람마다 영양효과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살이 찌고 어떤 사람은 정상체중을 유지하며 또 어떤 이는 빈혈을 일으킬 정도로 허약해지는 것.
이를 두고 체질이라고 흔히 말하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사람마다 소화효소의 활성도와 장내(腸內)세균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씹는 횟수와 기분에 따라서도 영양효과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현대영양학은 영양생리학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영양학은 식품분석학의 산물로 130여년 동안 발달해 오면서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줬지만 최근 한계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영양소를 자동차의 휘발유처럼 여겨서는 안된다.
자동차는 설계 때부터 배기량을 계산해 1ℓ에 몇 ㎞를 주행할 수 있는지 정하지만 사람은 이 경우와 다르다. 따라서 칼로리의 덧셈식 계산은 참고치는 되지만 절대치는 되지 않는다.
동양에선 일본이 영양학을 받아들이는데 앞장섰다.
메이지(明治)유신 후 ‘탈아입구(脫亞入歐)’, 즉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들어가자는 정책은 일본의 신조였다.
일본에선 영양학이란 말을 동양정신인 ‘영식양생(營食養生·음식을 통해 건강해진다)’에서 ‘영’자와 ‘양’자를 따서 만들었다. 그러자 곧바로 이 표현이 동양정신을 짓밟는다는 비판이 일었고 같은 음을 가진 ‘영(榮)’으로 바꿨다. 그래서 일본에선 영양의 한자가 ‘榮養’이 된 것이다. 02―564―0641,2
장세순〈식품연구가·발아현미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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