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병원인데, 이민주 안 왔대. 처음부터. 연락처 좀 알아내봐.
―그래? 나도 방금 그녀가 빈소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전화번호가 여기 있을는지 모르겠네. 하여튼 찾아보고 연락할게.
왈도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연락처가 있는지 알아볼 겸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뒤질 참이었다. 그렇지만 컴퓨터를 켜고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라도 된 건지 완전히 먹통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늘 들고 다니는 부팅용 디스켓으로 부팅을 하긴 했지만 하드디스크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뭔가 심상치 않다는 기분을 계속 느끼며 왈도는 책장에 있던 다이어리를 뒤졌다. 다행히 전화번호가 있었다.
왈도는 그 번호를 알려줬고, 얼마 안 있어 마방진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기를 끈 모양이야. 연락이 안 돼!
―여기로 올 거지? 올 때 컵라면이라도 사오….
그때였다. 왈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낯선 인기척을 느낀 것은. 분명히 황급히 나가는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 왈도도 곧장 뒤쫓았지만 몸이 느리기로 소문난 그로서는 분명 무리였다. 그림자는 복도 계단 아래쪽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왈도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였을 때는 벌써 1분 이상이 지난 뒤였다. 게다가 층마다 다 서면서 내려가는 바람에 왈도는 괜히 엘리베이터를 탔다고 투덜거렸다. 겨우 1층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건물 입구로 내달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사람이 지나간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방진은 무궁화메디컬센터에서 돌아오는 길에 오피스텔 입구에서 웬 사내와 마주쳤다. 그는 직업적 본능으로 ‘이 남자 수상하군’하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그 남자를 쫓아갈 순 없는 노릇이었다.
왈도는 오피스텔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거야 원. 빈소에는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어디로 갔을까? 그런 의미심장한 글만 남기고.
―네가 없는 사이 수상한 사람이 여길 들어오려고 했어.
―뭐 때문에?
―모르지. 인기척 때문에 놀라 돌아보니 황급히 뛰쳐나가더군. 쫓아갔지만 놓쳐버렸어.
―내가 이 건물로 들어올 때 수상한 사람이 나가던데….
―그놈 도망간 게 벌써 15분은 넘었어.
―그래? … 완전히 오리무중이군. 스팸메일, CSDS로 죽은 남자, 사라진 그의 애인, 외부인의 침입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참 아까는 뭔가가 있다고 했잖아. 그게 뭐야?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인데, ‘오르다’란 로고가 새겨져 있어. 이건 실험용이야. 직접 해봐야 알겠지만 아마 뇌파와 동조되는 장치가 부착된 거라고 짐작돼. 그리고 이건….
―골치 아픈 사건이 될 건 확실하군.
마방진은 미로 속에 내동댕이쳐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갑자기 왈도가 정찬길 경사와 통화한 내용이 되살아났다.
―아참! 컴퓨터 안에는 뭐가 없을까?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어. 숫제 포맷시켜 놓았어.
―포맷? 첩첩산중이군. 현장에는 이민주밖에 없었는데, 그럼 그녀가?
―공연한 의심은 금물이야. 바이러스로도 포맷은 가능하니까.
―도 불가능할 정도야?
―모르겠어. 일단 해봐야겠지. 아마 로 레벨로 포맷시켰다면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그나저나 무엇보다도 이민주를 만나야겠는데 어디로 사라졌담?
―이민주 씨는 어차피 지금 노출된 사람이야. 달리 말해 잠적했다면 의심받기 딱 좋은 처지잖아. 그럼에도 더구나 B612로 도망가고 싶다는 글을 남기고 잠적해버렸고. 그럼 뭘까? 이민주는 속사정을 다 알고 있다? 스팸메일을 보낸 데와 관련이 있다? 일단 그렇게 봐야지. 그리곤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잠적해버렸다? 이거 갑자기 불안해지는데. 그런데 여기서 도망쳤다는 놈은 무엇 때문에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오려 했을까? 우선은 그걸 생각해봐. … 지금 이 오피스텔 안에 뭔가 있거나 있을 수 있다는 얘기 아닐까?
왈도의 말에 마방진은 눈을 반짝였다. 그때부터 마방진과 왈도는 온 방안을 뒤지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40여 분 뒤 카펫 밑에서 무엇인가 찾아낸 왈도의 고함이 터져나오기까지.
―찾았어! 하긴, 인태 형이니까 이렇게라도 에 따로 저장시켜뒀겠지.
―그나저나 우선 내용을 확인해야겠군. 넌 요 근처 PC방에라도 가봐라. 도대체 이 안에 뭐가 들어있기에 이렇게 카펫 밑에다 숨겨뒀을까?
‘삐리릭 삐리릭.’
둘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려는 건지 마방진의 PDA가 울렸다.
―나 인횬데, 오빠한테 갈래. 거기 어디야?
―지금 바쁜데.
―계속 그러기야? 이번 사건도 혹시 알아?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잖아.
―좋아, 여긴 역삼동 S사이버오피스텔 1712호야.
말을 마치자마자 ‘뚜― 뚜―’거리며 다른 전화가 걸려왔다는 신호음이 울렸다.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마방진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내심 이민주와의 통화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나 우용호 경장이오. 당신 후각은 알아줘야겠더군. 이민주가 죽었어.
―예?
―교통사고라고 해야 하나? 상일동에서 트럭이 뭉개버렸어. 너무 처참하게 죽어서 신원도 겨우 확인한 모양이야. 트럭 운전사는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한 모양인데….
마방진은 ‘닭 쫓던 개’라는 말이 이처럼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경우는 아마 다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포맷 (Format:①형식 ②초기화)
①구조를 정의하는 내용. 예를 들어 MSDOS의 문자 편집기 EDIT에서는 ASCII 문자를 사용하여 데이터 파일을 구성한다. 이러한 파일의 구조를 파일의 형식 또는 파일 포맷이라고 한다. 그리고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여 문서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왼쪽과 오른쪽의 여백 공간 크기를 정의한다거나, 하나의 페이지를 구성하는 행의 개수를 정의하는 작업 등이 바로 문서의 형식을 정의하는 작업에 해당된다. ②사용자가 컴퓨터에서 플로피 디스크, 하드 디스크 또는 자기 테이프 등과 같은 보조 기억장치에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보조기억장치에서 정보를 관리하는 방법을 정의해두어야 한다. 이러한 사전 작업을 초기화 작업이라고 한다. 이러한 초기화 작업에서는 보조기억장치를 구성하는 트랙이나 섹터 등과 같은 정보를 구분하고, 기록 매체의 앞부분에 기록 매체의 구조 정보를 생성하여 보관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기억장치를 포맷하면 기존의 메모리 내용이 사라지게 된다.
▼데이터복구
데이터복구란 각종 저장장치와 보조저장 장치의 데이터를 다시 되살아나게 해주는 작업을 말한다. 데이터복구 작업은 전기 기계 소프트웨어 시스템공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종합적 지식과 기술을 동원하거나 협동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데이터복구에 관한 정보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는 119 데이터와 명정보기술 사이트가 있다. 119 데이터센터(http://www.119data.co.kr)에서는 데이터 복구 및 수리, 데이터 유실시 주의사항, 바이러스, 하드웨어에 관한 정보 제공을 한다. 명정보기술(http://www.myung.co.kr)에서는 데이터 복구에 관한 각종의 자료와 데이터복구 견적서 등을 소개한다.
▼리라이터블 시디(CD-RW)
먼저 CD-R이란 개념부터 살펴보자. 흔히 ‘공 CD’라 부르는 CD-R은 Compact Disc Recordable의 약자로서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CD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CD 1장에 650MB의 덩치 큰 데이터를 담을 수 있고, 작은 흠집 정도로는 쉽게 망가지지 않아 데이터 보존성이 우수한 편이다. 더러워지면 깨끗한 헝겊으로 닦아내면 되고 그만큼 관리도 쉽다. 하지만 CD-R은 한번 기록하면 다시 지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CD-RW는 Compact Disc ReWritable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기록한 내용을 지우고 그 위에 다시 다른 내용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CD를 말한다. 예를 들어,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한 다음 더 이상 필요 없으면 종전에 기록된 내용을 지우고 새로운 자료를 다시 담을 수 있다. 1천번 정도 쓰고 지우는 일을 반복할 수 있어 하루에 한번씩 새로운 데이터를 담더라도 3년 정도 쓸 수 있다. 저장용량도 650MB로서 CD-R과 같다.
CD-RW는 CD-R의 장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한번밖에 저장이 되지 않는 단점을 해결, 한 단계 더 발전한 저장장치인 것이다.
그동안 CD-RW의 드라이브 속도가 느린 것이 문제였으나 이제는 값싸고 속도가 빠른 4배속 드라이브가 많이 나오고 있다. CD-RW 드라이브는 CD-R도 사용할 수 있는 잇점도 있다.
▼"살인사건 단서-범인 제보하세요"
지난주에 이어 금주에도 탐정 마방진에게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결정적 단서나 범인에 대한 제보를 제공하는 분들에게 현상금으로 사이버머니를 지급합니다. 제보는 마방진의 메일(mabangzin@lycos.co.kr)을 통해 접수합니다. 이와 함께 ‘탐정 마방진’ 관련 퀴즈 맞히기 이벤트도 라이코스(mabangzin.lycos.co.kr)에서 진행됩니다. 이번 주 퀴즈 해답은 D7면에 게재합니다.
<이번주 퀴즈>
1.지문인식 열쇠는 각 사람의 지문이 다르다는 것을 이용해 출입자를 체크하는 보안장치입니다. 이런 지문인식 열쇠와 같은 생체 인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①홍채 ②핏줄 ③핏방울 ④머리카락 ⑤콧구
멍의 모양
2.가상세계에서 특정 주인공을 상정하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컴퓨터 게임을 통칭해 RPG라고 합니다. R의 본래 의미는 무엇일까요?
①Role ②Rock ③Robot ④Rule ⑤Rolle
3.개인휴대용단말기(PDA)는 통화를 위주로 하지만 필기 인식이나 인터넷 검색도 가능한 일종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애플사가 1990년 세계 최초로 내놓은 PDA의 상품명은?
①코페르니쿠스 ②갈릴레이 ③뉴턴 ④아인
슈타인 ⑤호킹
4.RPG게임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환상세계는 언어학자 JRR 톨킨이 쓴 책에서 유래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①드레곤 라자 ②반지전쟁 ③가즈 나이트
④마법의 검을 찾아서
5.최근 고가의 장비나 프로그램 없이 특정기술을 이용해 키보드와 마우스만으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특정기술에 속하지 않는 것은?
①QuickTime VR ②Live Picture ③Surro
und Video ④Win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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