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텔이 최근 ‘기술의 제이텔’에서 ‘마케팅의 제이텔’로 변신을 선언했다.
국내 PDA시장은 연 10만대 정도의 초보단계. 미국이 연 500만대, 중국이 200만대 정도인데 비하면 인구를 감안하더라도 시장형성도 제대로 안 된 형편이다.
제이텔의 신동훈 사장(37)은 “국내 PDA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선두기업인 제이텔의 책임도 없지 않다”며 “기술개발과 자금조달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모든 역량을 영업에 쏟겠다”고 밝혔다.
때마침 국내 PDA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무선이동통신이 급팽창하면서 이를 담을 단말기로 PDA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 지난해만 해도 불과 대여섯 개이던 PDA업체가 올들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벌써 20여개에 이르고 있다.
PDA는 사용자들에게 인식이 잘 안돼 있을 뿐이지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첨단 정보통신 단말기. 영업사원들이 들고 다니는 기업용 외에도 휴대전화로는 갑갑한 동영상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앞으로 활성화될 전자책의 단말기로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차세대이동통신인 IMT―2000서비스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를 구현할 단말기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과 유럽에서의 PDA시장 전망도 매우 밝은 편이다. 제이텔은 이들 시장을 공략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다.
제이텔을 이끌고 있는 신사장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롯데그룹 신격호회장의 친조카. 그렇지만 창업부터 지금까지 롯데와는 자금이나 영업 측면에서 전혀 연관을 맺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6월 부친이 사망했을 때는 상속포기 선언을 했다. 자신이 만들어 이끌고 있는 제이텔로 승부를 보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나와 시라큐스대학에서 전산학 석사 박사과정을 마쳤다. 93년 삼성전자에 입사, 당시 30살의 최연소 과장으로 PDA개발팀장을 맡았다. 재벌의 일원이 아니라 벤처기술자로 손색없는 경력이다.
신사장은 “벤처의 사회적 의미는 기술과 비전이 있으면 누구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깨끗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어느 다른 벤처기업보다 헝그리정신에 투철하고 투명한 경영을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동아닷컴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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