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인터넷책방 '출혈경쟁' , ＂우린 반값에＂...＂우린 70%까지＂

‘온 앤드 오프’의 전면전이 시작되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이 책값을 절반까지 내리는 할인경쟁에 돌입하면서 오프라인과의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심지어 인터넷서점들은 ‘보유한 모든 국내서적을 반값에 판다’는 기치를 내건 곳까지 나타났다.

급기야 9일에는 일반 서점조합연합회가 인터넷 서점과 출판사, 도매업체들을 덤핑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무더기로 제소, 출판계 전체가 할인판매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3월 말 예스24 등 인터넷 서점과 출판사단체인 출판인회의 사이에 합의된 이른바 15% 할인제도(10% 현금할인, 5% 마일리지 적립)는 이미 파기됐다.

오히려 할인율은 합의 전보다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도서업계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소비자들은 쾌재를 부르겠지만 장기적으로 인터넷서점, 도매상, 출판사에는 연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얼마나 싸게 파나〓가격할인의 선봉장은 15%할인 합의에 참가하지 않은 인터파크. 신간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40%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친구’ ‘국화꽃 향기’ 등이 정가의 60%, ‘해리 포터 시리즈’ 등 120여종은 70% 수준이다.

와우북도 ‘아기공룡 둘리’ ‘외뿔’ 등을 절반 가격에 팔고 있다.

이 회사의 모토는 ‘보유한 모든 국내서적을 반값에 판다’는 것. 실제로 약 30만종의 국내 서적을 5월 한달간 반값에 내놓았다.

현금 할인액은 15∼30%, 나머지는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모닝365도 5월 한달간 매일 2시간씩 50% 할인하는 일명 ‘엽기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이 외에 하루 2종의 책을 1년 내내 36.5% 할인해 주는 365세일 등 다양한 할인 행사를 마련해 놓고 있다.

최대 인터넷서점인 예스24의 경우 출간된 지 1년이 안된 신간 서적은 15%만 할인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는 있지만 이제 갓 나온 ‘합법적으로 세금 안내는 110가지 방법’ 등은 이미 20% 이상의 할인폭을 적용하고 있다.

▽가격 할인이 살 길〓인터넷 서점들이 가격 전쟁에 다시 뛰어든 이유는 하나. 값을 내리지 않으면 매출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예스24 관계자는 “합의의 취지는 좋았지만 네티즌들은 기다려주지 않았다”며 “더 싸게 파는 인터넷 서점들로 잽싸게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실제 인터파크는 40% 할인 이벤트를 시작한 뒤 매출이 30% 늘었다. 반대로 예스24는 15% 할인을 시행한 다음날 곧바로 20%나 매상이 격감했다. 신생 업체인 예스로와 와우북은 때맞춰 50% 할인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나갔다.

▽교보 종로의 인터넷서점〓오프라인 서점과 함께 운영하는 인터넷서점은 지나친 할인정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가격 할인보다는 서비스에 승부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교보문고 위성계 팀장은 “인터넷 서점들이 출혈적인 가격경쟁을 하게 되면 결국 출판사, 도매상과 공멸하게 된다”며 “가격 경쟁 대신 서적 데이터베이스나 책관련 콘텐츠를 늘리는 등 부가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종우동아닷컴기자>heyu@donga.com

▼주요 인터넷 서점 도서할인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