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의 생명체를 찾는 ‘세티앳홈(SETI@home)’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세티앳홈은 인터넷에 연결된 PC를 활용해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는 전세계적인 과학실험. 아무일도 하지 않고 전기만 허비하는 전세계 수천대의 컴퓨터를 외계 생명체를 찾는 자료 분석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김씨가 프로젝트를 위해 한 일이라곤 세티앳홈 사이트(setiathome.ssl.berkeley.edu)에서 스크린세이버를 받아 설치한 것이 전부. 김씨의 컴퓨터는 쉬는 동안에 스크린세이버가 작동하면서 푸에르토리코 관제센터에서 보내온 전파 망원경 자료를 분석한뒤 그 결과를 다시 보낸다. 이처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컴퓨터들은 주인이 TV를 보거나 자는 동안 끊임없이 데이터를 분석해 그 어떤 컴퓨터도 풀지 못한 외계신호 해독작업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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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대학 세티(SETI)팀이 ‘슈퍼컴퓨터’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착안한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적인 P2P 프로그램이다. ‘분산 컴퓨팅’은 전세계 인터넷 컴퓨터의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엄청난 성능을 발휘한다.
‘그리드(GRID)’는 이같은 분산컴퓨팅을 실현하는 새로운 인터넷 이용방법. 격자란 뜻의 그리드는 현재의 웹 방식과 달리 인터넷 곳곳에 흩어져 있는 컴퓨터와 데이터베이스 등을 연결해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월드와이드웹(WWW)을 대체할 차세대 인터넷 이용체계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엔트로피아사는 에이즈 치료약 개발을 위해 그리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일반 가정 자원봉사자들의 PC 자원을 활용해 에이즈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물질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 이 회사는 이같은 프로젝트가 에이즈 치료약 개발일정을 크게 줄여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은 이제까지 e메일이나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리드의 등장에 힘입어 더욱 입체적인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흑백TV를 보다가 컬러TV를 보게되는 것 이상으로 쌍방향성과 현실감도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나 개인휴대단말기 등 정보기기는 물론 냉장고 TV 선풍기 보일러 등 가정의 전자제품도 인터넷에 연결된다. 외부에서 무선전화를 이용해 에어컨을 켜고 목욕물을 받아놓고, TV를 켜고 끄는 일은 더이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전세계 인터넷 기기수가 현재 1억개 수준에서 2010년에는 140억개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인터넷(IP) 주소의 고갈에 대비한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모든 정보가전에 인터넷주소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주소체계인 ‘IPv4’(internet protocol version4)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차세대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는 논리적으로 약 42억개(3.4×10의 38승)의 인터넷 주소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지구 부피를 기준으로 1㎜ 단위의 정육면체 하나당 3억개의 IP주소를 넣을 수 있는 천문학적인 숫자.
또 지금보다 1000배 빠른 차세대 인터넷 개발도 추진돼 3차원 브라우징이나 인터넷 멀티미디어 활용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cdma2000 1x’서비스와 IMT-2000 등 무선인터넷의 대중화는 인터넷의 진화속도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세대인터넷 솔루션 전문업체 아이투소프트의 김성일 사장은 “IPv6는 2002년부터 도입돼 2005년에는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며 “인터넷의 속도와 품질, 주소 부족, 보안문제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넷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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