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박진영 '섹스는 게임' 논쟁

  • 입력 2001년 6월 29일 15시 28분


가수 박진영의 새앨범 '게임'의 선정성 공방이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박진영의 앨범이 섹스를 부추키고 있다며 기독교 단체가 비판하고 나서자 문화개혁시민연대(문화연대 www.cncr.or.kr) 등에서 기독교 단체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29일 양 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에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박진영의 '게임' 앨범에 대한 비판의 포문을 연 곳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www.giyunsil.org). 이 단체는 박씨의 새 앨범이 '청소년에게 섹스를 하라고 선동하고 있다' 며 이 앨범을 청소년이 들을 수 없도록 '연소자 이용불가' 판정을 내려야 한다는 성명서를 25일 냈다.

성명서를 낸 뒤 기윤실의 자유게시판에서는 기윤실을 비난하는 측과 옹호하는 측이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성명서를 내기 전 많아야 하루 10여개의 게시물이 올라오던 기윤실 게시판은 29일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가 반박 성명서를 내면서 오늘 하루에만 100여개의 게시물이 등록되고 있다.

실명이 아닌 게시물은 임의 삭제하고 있어 실제 등록되는 게시물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게시물 대부분은 '성경에도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내용이 있으니 18세 미만 이용불가 딱지를 붙여라 ' '기윤실이 청소년을 바보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등 기윤실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기윤실 게시판이 항의성 게시물로 '도배'되고 있는 상황인 반면 문화연대 게시판은 조용하지만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문화연대가 기윤실을 비난하면서 '문화적 표현물에 대한 기독교단체들의 무분별하고 자의적이고 편협한 주장' '보수적 종교윤리관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음반 검열' 등 기독교 전체를 거세게 비난하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한 불만이 많다.

문화연대의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은 '문화연대의 성명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편파적' 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해신 기윤실 사무처장도 "음반 발매 뒤에 문제를 삼는 것이기 때문에 검열이라고 할 수 없으며 문화연대가 주장하는 창작의 자유도 인정한다" 며 "검열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언어폭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연대 홈페이지가 '인터넷 등급제 반대'를 위해 사이트 파업에 들어가면서 게시판에 글을 남길 수 없게된 네티즌들은 야후, 다음 등 대형 포털의 게시판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박종우<동아닷컴 기자>he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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