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남편과 자녀들이 출근한 뒤 컴퓨터 앞에 앉아 가족들에게 e메일을 보낸다. 전날 과음한 남편에게는 건강을 염려하며 ‘오늘만은 일찍 귀가해달라’는 메시지를, 서둘러 등교한 아이들에게는 ‘겨울방학 휴가는 어디로 가는게 좋겠는가’ 등의 내용을 보낸다. 남편은 사무실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각각 메일을 확인한 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답장을 보내온다.
인터넷의 대중화로 사이버 중독과 불건전 정보 홍수 등 역기능도 심화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가족 구성원간 e메일 나누기’가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 방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본보와 함께 ‘건강한 정보통신문화 창조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국통신문화재단은 ‘또 하나의 문화, 인터넷’을 주제로 가족 구성원간 e메일 교환하기 운동을 제안했다.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인터넷을 가족 구성원간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건강한 문화 환경으로서의 인터넷을 만들자는 취지다.
한국통신문화재단은 이밖에도 건강한 사이버문화 정착을 위해 온가족 e메일 교환하기와 함께 연말까지 사이버뮤직컨테스트와 아이드림콘서트, 창작웹진 기획공모전, ‘웹진 토론회’ 등 행사를 마련한다.
한국은 인터넷 이용자가 2400만명을 넘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도 800만명에 가까워 세계 최고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 전문가들은 올들어 인터넷이 생활 환경으로 뿌리를 내린 만큼 이제부터는 건전하고 유용한 인터넷 문화 만들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형초 호연심리상담센터 대표는 최근 열린 인터넷중독 전문가 포럼에서 “게임과 도박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인터넷 상의 다양한 대안활동과 인터넷을 유익하게 쓸 수 있는 실제적인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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