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 7:00▼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거실의 노트북을 켠다. 노트북은 랜케이블 없이도 무선랜카드를 통해 초고속인터넷망과 연결돼 있다. 거실에는 휴대전화 기지국 역할을 하는 접속장치(AP·Access Point)가 있어서 무선으로 PC를 연결하고 각각의 PC에서 인터넷도 쓸 수 있다. 접속장치는 30만원대, 무선랜카드는 1장당 15만원 정도에 마련했다. 무선랜은 데이터통신에 2.4㎓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주파수는 집안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므로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 데스크톱 1대와 노트북 2대 등 PC 3대가 항상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므로 게임방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PM 9:00▼
밤 9시가 넘어 들어온 남편도 노트북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무선랜을 깐 뒤에는 두 사람이 인터넷을 동시에 쓰는 일이 가능해졌다. 새로 시작한 TV 드라마를 기다리는 동안 남편이 회사 동료로부터 받은 MP3 음악파일을 들어보라며 노트북으로 전송해준다. 무선랜의 최대 전송속도는 11Mbps지만 보통은 4∼6Mbps 수준의 속도가 나온다. MP3 음악 한 곡 복사는 단 몇 초면 뚝딱하고 끝난다. 이번에는 PDA에 무선랜 카드를 꽂아 e메일을 다운로드받는다. PDA만 있으면 사무실이나 밖에서 집안의 PC에 접속해 e메일을 뒤지거나 문서를 편집하는 일도 할 수 있다.
▼AM 9:00▼
여의도 사무실. 사무실도 무선랜이 깔려있으므로 노트북을 켜는 즉시 인터넷에 접속된다. 간밤에 미국 본사에서 전송된 메일을 살펴보고 급한 것부터 답장을 보낸다.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마케팅팀 회의 자료를 준비하던 중 중요한 파일 하나를 빠뜨린 것을 발견했다. 서재에 있는 데스크톱PC에서 작업한 파일을 노트북에 복사해두지 않은 것. 그러나 큰 실수랄 것도 없다. 1∼2분이면 인터넷에서 자신의 데스크톱에 접속해 필요한 파일을 복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PM 11:30▼
점심시간을 앞두고 잠시 한가한 시간. 커피를 마시던 중 갑자기 거실등을 제대로 끄고 나왔는지 궁금해진다. 이럴 때는 ‘웹캠’(Web Cam)으로 집안을 들여다 보는 방법이 있다. 거실에 PC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네트워크에 연결해둔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집안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지난번 휴가 때도 웹캠 덕에 수시로 집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PM 3:00▼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외부 미팅중인 이과장에게 동료직원으로부터 본사에 보낼 자료를 방금 e메일로 보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마침 이 호텔은 무선랜 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무선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쓸 수 있는 곳. 노트북으로 e메일을 받아 바로 미국 본사로 보냈다. 회사와 집에서 쓰는 무선랜을 호텔이나 지하철역에서도 쓸 수 있다니 세상 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홈네트워크 기술은 여러 대의 PC를 연결하고 케이블을 없애는 무선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TV 오디오 실내등 에어컨 등 가정 내 유¤무선 기기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TV를 보면서 리모컨만으로 PC에 다시 보고 싶은 내용을 녹화하고, 외부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해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일도 조만간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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