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0여개국의 각종 정보를 소개하는 외국의 민간 사이트인 ‘www.lonelyplanet.com’에 한국의 일반 택시로 ‘총알택시’가 자세히 소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는 모범택시 등에 대해선 전혀 언급도 없이 한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미터기대로 요금을 받지 않는 총알택시가 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미국 중앙정보부(CIA) 요원은 한국에서 각종 입장료를 할인 받는다’는 황당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며 “이 사이트에 오류를 시정해줄 것을 e메일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몇개월 뒤 세계 수십억 인구가 지켜볼 월드컵 대회를 개최하는 한국이지만 각종 해외 정부기구나 관광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많이 올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본적인 국가 정보나 관광 안내조차 잘못된 채 방치된 경우가 많다.
CIA 인터넷 홈페이지의 ‘국가 소개’ 코너에는 한국의 헌법 제정일이 ‘1948년 7월17일’이 아닌 ‘1988년 2월 25일’로 잘못 소개돼 있다. 이 날짜는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 9차 헌법 개정안이 시행된 날.
세계적인 검색 사이트인 야후(www.yahoo.com)의 ‘여행정보’란에는 개항한 지 1년이 지난 인천 국제공항 대신 김포공항이 여전히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공항으로 소개되고 있다.
150여개국의 역사와 정치제도, 경제상황 등을 소개하는 사이트인 ‘www.nationbynation.com’은 한국의 대통령 및 국회의원 임기 등에 대해 소개한 뒤 김정일(金正日)을 비롯한 북한의 관료들을 남한 정치인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 ‘스포츠 인 아프리카’(www.sportinafrica.com)와 ‘인터넷 세계 스포츠 팬클럽’(www.isfa.com) 등 몇몇 스포츠 관련 사이트는 2002년 월드컵 대회 명칭을 ‘일본-한국’으로 잘못 표기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내용도 쉽게 눈에 띈다.
각국에 대해 소개하는 ‘www.lonelyplanet.com’에는 “한국에 가기 전 장티푸스와 간염, 디프테리아, 파상풍 등 각종 전염병의 예방 접종을 고려하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반면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일본을 비롯해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보건상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소개돼 있다.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의 전통의복과 문화를 소개하는 사이트인 ‘www.culturalkeepsakes.org’의 한국편에는 한복이 몽골에서 유래됐다고 설명하는 등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 관해 잘못 설명한 사이트도 많다.
이런 실태에 대해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국정홍보처 등 관계 부처와 협조해 인터넷 상의 잘못된 한국 관련 정보를 찾아 바로잡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해외 사이트를 일일이 검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한국 바로 알리기 운동을 펼쳐온 ‘사이버 외교사절단’의 박기태(朴起台) 대표는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국내 네티즌들이 잘못된 한국 정보가 실린 사이트에 e메일을 보내는 등 오류를 바로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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