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론 왜곡하는 뉴미디어 스나이퍼]기업의 힘 과시 말고 일선 직원이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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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 뉴미디어 스나이퍼 대응요령

예기치 못한 뉴미디어 스나이퍼의 공격에 한국 기업만 골머리를 앓는 건 아니다. 미국의 홍보전문가 레슬리 게인스로스 박사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게재한 ‘평판 전쟁’ 논문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대처 사례를 통해 뉴미디어 스나이퍼의 공격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조언했다.

게인스로스 박사가 제시한 첫 번째 원칙은 기업의 강한 힘을 불필요하게 과시하지 말라는 것. 그는 “덩치 큰 ‘골리앗’(기업)은 ‘다윗’(뉴미디어 스나이퍼)보다 당연히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공정하고 인간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아파트 임대 관리업체 호라이즌그룹 매니지먼트는 한 입주자가 아파트에 곰팡이가 핀 것을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이 입주자를 상대로 5만 달러의 소송을 걸었다. 입주자의 항의는 트위터에서 크게 화제가 되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거액의 소송이 신문에 대서특필되면서 호라이즌은 여론의 역풍을 맞고 기업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은 순식간에 전파된다. 기업이 조직 내 위계서열에 따라 대응을 논의하려고 하면 기업의 이미지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을 확률이 크다. 게인스로스 박사는 “기업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뉴미디어를 미리 파악하고 훈련을 통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상황과 비슷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다양한 가상 상황에서 훈련하면 기업 의사소통체계의 문제점도 파악할 수 있다.

누가 공격에 대응하는지도 중요하다. SNS 관리자는 기업 SNS 계정 뒤에 숨어 익명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지 말고 회사의 일선 직원이나 기업의 오랜 고객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게인스로스 박사는 “유권자들이 맥주 한잔 하고픈 친근한 후보를 선호하는 것처럼 대중은 높은 곳에 있는 경영진보다 일선 직원을 더 친밀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대형 크루즈 회사인 로열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은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 뉴미디어 스나이퍼의 공격에 시달렸다. 로열캐리비안의 호화 크루즈가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불과 90km 떨어진 지점에 정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시작됐다. 그러자 로열캐리비안과 관련 없는 외부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로열캐리비안이 오랜 세월 아이티에 투자했다는 점과 크루즈를 이용해 100만 달러에 이르는 구호품을 전달했다는 점을 알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SNS를 통한 기업 이미지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SNS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체계적인 매뉴얼을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고객 5만여 명과 소통하고 있는 LG전자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고객과의 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고객의 질문에 12시간 이내에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홍보 전담부서에서 수행하던 SNS 계정 관리 업무는 올해부터 고객 서비스 부서와 연구 개발부서로 확대됐다. 제품의 품질에 대한 구체적인 문의에 대해서는 현업 부서의 답변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도 SNS를 관리하는 전담 직원 10여 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고객의 질문에 24시간 내에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SNS#스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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