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전자업체) MS(소프트웨어 회사) 시스코(통신업체) 등은 이미 차세대 핵심 사업영역으로 네트워크를 설정했다. 따라서 이들이 한국기업을 파트너로 어떻게 네트워크 전략을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방한 행보〓15일 오후 늦게 방한한 칼리 피오리나 HP회장은 도착 직후 최태원(崔泰源) SK회장을 만났다. 16일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 윤종룡(尹鍾龍) 삼성전자 부회장, 이상철(李相哲) 한국통신(KT)사장 등을 잇따라 만날 예정. 17일에는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을 방문한다.
피오리나 회장은 이미 99년 말 “PC시대는 가고, 네트워크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정의했다. 이번 방한기간 중 유무선의 대표주자인 한국통신과 SK를 잇따라 접촉, 네트워크 시장 선점 의지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내한, 이틀간 체류하는 빌 게이츠 MS회장은 일체의 일정을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이상철 KT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한국 내 최대의 네트워크 기업. 따라서 빌 게이츠 회장은 KT의 네트워크와 MS의 세계전략을 결합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빌 게이츠 회장은 이와 함께 새로운 운영체제(OS)인 윈도XP 홍보에도 주력할 예정. 윈도XP가 종전의 OS와 달리 네트워크 시장 장악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빌 게이츠 회장의 국내 행보는 결국 ‘네트워크’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고든 에슬 시스코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25일 방한할 예정. 시스코의 관계자는 “에슬 사장은 무선네트워크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한국인가〓MS는 새 운영체제 윈도XP를 통해 유무선 인터넷 환경을 포괄하는 ‘닷넷’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에서 시장성을 점검하는 작업이 필수적. 따라서 초고속인터넷 인구 700만명을 확보하는 등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춘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에 못지 않은 테스트베드(시험무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휴대전화 가입자가 2800만명에 달해 닷넷 프로젝트 추진에는 IT선진국인 미국보다도 안성맞춤이라는 평가. 더구나 한국시장은 세계 최대의 무선인터넷 소비국일 만큼 새로운 IT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시장 반응속도가 빠르다. 빌 게이츠 회장이 그동안 KTF와 두루넷 등 국내 통신업체에 투자해온 것도 이 같은 한국 시장의 특성을 간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태한·하임숙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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