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인터넷 초창기인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현지 정보기술(IT)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인터넷 선진국’ 한국과 전략적 제휴를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재미를 본 국내 IT업체는 거의 없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베이징에서 국내 IT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IT발전중심(정보통신부 산하)’ 전병덕(田炳德) 소장은 ‘준비 소홀과 마케팅 능력 부족’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협력을 원하는 업체는 많지만 실제 현지에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한국업체들은 대부분 철저한 사전조사 없이 어림짐작으로 옵니다. 시장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있습니다.”
단기간에 치고 빠지려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관시(關係·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특성상 1년 정도는 인맥쌓기 등 현지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닦아 놓은 관시도 최소한 3개월 단위로 관리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되기 십상이다.
싼 인건비만 생각한 업체도 큰코다친다. 대졸자 초임은 2000위안(약 32만원) 정도지만 고급 인력의 몸값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쌀 수도 있다.
<베이징〓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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