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올해 가을철 컴덱스(COMDEX)에서 던진 비전은 ‘디지털 데케이드(Digital Decade)’. 앞으로 10년은 디지털 기술이 기업의 업무 환경은 물론 일반인의 커뮤니케이션 및 교육 방식, 오락생활까지도 혁신적으로 바꾸는 본격적인 ‘디지털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 컴덱스 행사에는 이를 뒷받침하듯 디지털 생활을 실현하는 첨단기술과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22돌을 맞은 이번 전시회는 세계적인 불황에 테러 위협의 악재가 겹쳐 참가 기업수와 참관객 규모는 줄었지만 기술 경연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제철 만난 보안제품〓테러에 대비해 전시장 내 가방류 반입을 금지하는 등 전시회 자체의 보안도 강화된 상태. 돋보이는 분야는 생체인식(Biometrics) 기술이다. 올해는 ‘생체인식 기술’ 전시장이 따로 마련돼 얼굴인식, 음성인식, 필체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일본 파나소닉은 주력제품인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한 홍채인식 제품 ‘오센티캠(Authenticam)’을 내놓았다. 미국 아이리디안은 LG전자와 함께 홍채인식 시스템을 선보였으며 독일 지멘스는 지문인식 마우스를 출품했다. 국내 업체는 니트젠(지문인식 마우스와 도어로크), 휴노테크놀로지(홍채인식을 이용한 PC 부팅장치) 등이 전시에 참가했다.
▽실용화한 무선기술〓근거리무선전송 기술 ‘블루투스’와 ‘와이파이(wi-fi)’로 불리는 무선랜(802.11b) 기술을 실용화한 정보기기가 대거 선보였다. 블루투스는 컴퓨터 키보드, 휴대전화 핸즈프리 등 정보기기의 케이블을 없애고 무선랜은 개인휴대단말기(PDA)와 노트북의 무선 인터넷 활용을 도울 전망.
일본의 소니는 블루투스 칩을 내장한 초소형 캠코더를 선보였다. 촬영한 비디오화면을 케이블 없이 인터넷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제품. 리코는 이에 맞서 무선랜 방식의 네트워크 캠코더를 내놓았다. 델컴퓨터 후지쓰 등은 무선랜 안테나를 내장한 노트북PC를 공개했다.
노키아의 ‘모바일커뮤니케이터 9290’은 휴대전화와 초소형PC를 합친 제품. 더욱 커진 컬러화면(640X200)을 달아 온라인 게임과 응용프로그램 활용이 가능하다. 팜은 TDK와 손잡고 PDA용 블루투스 모뎀을 출품했다. 덴마크 넥스트링크는 동전 크기 만한 휴대전화용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시선을 끌었다.
▽국내 업체 출품 동향〓한국의 참가 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156개사. LG전자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 및 벤처기업 5개사와 공동으로 대형 전시관을 마련해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넷투폰과 함께 음성데이터통합통신(VoIP) 게이트웨이 신제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공동 전시관을 마련해 세계 최대 규모인 63인치 PDP TV와 40인치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TV, 천장에 붙은 모니터TV 등 디지털 영상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허공이나 주머니 속에서 장갑 낀 손가락을 움직여 PC나 PDA에 입력할 수 있는 ‘입는 키보드 스커리’도 선보였다. 이 밖에 중소 PC업체인 효진컨텍은 LCD 모니터에 웹카메라와 마이크를 기본으로 장착한 ‘큐렉스PC’를, 세스컴은 컬러 PDA를 출품했다.
<김태한·하임숙·문권모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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